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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한 기업이 성공한다- 이문재(경제부장)

  • 기사입력 : 2018-03-08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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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 CEO가 “지역을 위한 가장 큰 사회공헌은 고용이다”고 말했다. 기자의 “지역에서 기반을 두고 사업체를 운영한다면, 기업도 지역사회를 위해 뭔가 해야 되지 않는가”라는 질문에 대한 답이었다. CEO의 얘기는 지역인을 고용하고, 그 고용을 보장해 적정한 임금을 지급하는 것이야말로 지역사회를 안정되게 하고 경제도 살리는 길이라는 것이다. 덧붙여 기업이 지속될 수 있도록 하는 게 CEO의 가장 중요한 덕목이라고 했다. 원하는 대답은 아니었지만, “좋은 말씀이고 틀린 말은 아니다”며 일어섰다.

    그 CEO는 사업가로서는 맞는 사고를 가졌을지 모르겠지만, 기업인에는 못 미친다는 생각이 들었다. 고용과 노동에 대한 임금지급은 법이 정해 놓은 당연한 것이다. 고용이나 임금을 ‘베푼다’는 것으로 여기는 것이 맞는 논리일까.

    조그마한 구멍가게가 됐든 큰 기업이 됐든 이윤을 남기는 것이 기본이자 최대 목표이기도 하다. 당연한 일이고, 대개가 그런 노력들에 토를 달지 않았다. 하지만 우리 사회는 점차 ‘공동체’로 진화됐다. 소비자이자 사회구성원들은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따지고 요구하는 세상이 됐다. 단순히 지역사회를 위해 뭔가를 해야 한다는 소극적인 자세에서, 사회적 책임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기업을 외면하고 비난하는 단계에 이르게 됐다. 경제 논리로만 기업을 하는 것이 아이러니하게도 ‘경제적’이지 못하게 됐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Corporate Social Responsibility)은 경제학자 보웬의 저서 ‘기업가의 사회적 책임’을 통해 ‘기업의 사회적 책임이란 기업가에게 주어진 사회 전체의 목적과 가치에 알맞게 자신들의 정책을 추구하고 의사결정을 통해 바람직한 방향으로 행동을 옮기는 의무다’고 서술하면서 등장했다. 기업활동이란 게 이익 창출에만 골몰할 것이 아니라, 지역사회나 공동체가 지향하는 목적·가치와 맥을 같이해 나가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나라에서 ‘기업의 사회적 책임’이 본격적으로 논의되기 시작한 것은 외환위기 이후다. 이즈음 한국 사회는 한 기업의 의사결정이 그 기업에 국한되지 않고 기업과 연결된 하청기업과 소비자, 지역사회, 나라 전체에 영향을 끼치는 것을 확인했다. 그 결과 사회구성원들은 기업의 도의적 책임까지 요구하기에 이르게 됐다.

    우리사회에서 기업의 사회적 책임은 사회공헌, 기업윤리, 윤리경영 등으로 표현된다. 전경련의 기업 사회공헌분야 지출이 취약계층, 교육·학교·학술, 문화예술·체육 지원 등으로 나타난 것은 방식의 다양성을 보여주고 있다. 최근의 기업 사회공헌 트렌드는 지역사회의 편의 개선이나 발전모델 제시 등 지역민 삶의 질을 높이는 형태다. 지방자치제 실시 이후 지역민의 ‘사회공헌’ 요구가 보더 직접적이고 다양해진 데 따른 것이다. 기업의 사회공헌활동은 소비자들이 해당 기업의 이미지를 전달한다. 좋은 이미지는 해당 기업 제품을 선호하게 되는 지역 내 선순환을 이룬다.

    현대 마케팅의 대가로 꼽히는 필립 코틀러 교수는 ‘착한 기업이 성공한다’는 책에서 “세계적으로 존경받는 일류 기업들은 모두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충실하게 이행했다. 이를 올바로 수행하지 않는 기업은 더 이상 성장은 물론 생존조차 어렵게 될 것이다”고 경고했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에 따른 공헌활동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라는 것이다. 당장 어렵더라도, 자신의 주변을 배려하는 것은 성공하는 기업이나 사람의 공통된 덕목 아닐까.

    이문재 (경제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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