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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당의 지지율 고민- 이종구(정치부 서울본부장·국장)

  • 기사입력 : 2018-03-14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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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 달여 전 문화예술계에서 시작된 ‘미투’(Me Too) 선언 바람이 최근 들어서는 정치권으로 옮겨왔다. 정치권을 향한 ‘미투’는 집권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을 정조준하고 있다. 가장 확실한 차기 대권주자로 물망에 올랐던 안희정 전 충남지사가 나락으로 떨어졌고, 민병두 국회의원은 성추행 의혹이 제기되자 의원직 사직서를 제출했다. 서울시장을 노리던 정봉주 전 국회의원과 충남지사를 겨냥하던 박수현 전 청와대 대변인도 비슷한 문제로 수렁에 빠져 허우적대고 있다.

    이처럼 민주당이 6·13 지방선거를 눈앞에 두고 자당 인사들을 겨냥해 잇따라 터진 미투 폭로로 전전긍긍하고 있는데도 최근 발표된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지지율은 의외로 빠지지 않고 있다. 마찬가지로 민주당 지지율이 떨어지면서 자신들의 지지율은 반등할 것으로 내심 기대했던 제1야당 자유한국당의 지지율도 오르지 않는 현상을 보이고 있다.

    리얼미터가 지난 5~9일 TBS·CBS 의뢰를 받아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민주당 지지율은 40% 후반대로 전주보다 소폭 하락했고 한국당도 10% 후반대로 소폭 하락했다. 한국당이 미국 본사에 항의 공문을 보내고 당 차원에서 불신 캠페인을 추진하고 있는 한국갤럽의 지난 6~8일 여론조사 결과의 경우 민주당은 40% 후반대로 전주보다 큰 폭으로 상승했고, 한국당은 10% 초반대에 머물렀다.

    여론조사 결과가 이렇게 나온 것은 이 기간 안 전 지사 등 여권 인사에 대한 미투 폭로도 있었지만 문재인 대통령의 대북 특사단 활동으로 남북정상회담과 북미정상회담 개최 합의 등 굵직한 외교안보 관련 성과가 있었기 때문이란 것이 대체적인 분석이다. 여권 인사들에 대한 부정적 뉴스로 인해 떨어지는 민주당의 지지율을 남북·북미정상회담 개최 합의 등 문재인 정부의 외교안보 성과가 다시 견인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최근 여론조사 결과에 대한 다른 시각도 있다. 리얼미터는 지난 5~9일 ‘구글 트렌드’ 검색어 분석 결과 ‘안희정’에 대한 검색 빈도가 ‘문재인’이나 ‘김정은’, ‘트럼프’ 등 3명에 대한 검색을 합친 것보다 9배가량 많았다고 밝혔다. 이는 국민들이 현 정부의 외교안보 성과에 환호하기보다 안 전 지사에 대한 미투 폭로 내용에 훨씬 더 충격을 받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결국 민주당이 ‘미투 폭로’라는 쓰나미에 휩쓸려 허우적대고 있지만, 한국당도 그 반사이익을 얻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한국당 홍준표 대표 등의 가벼운 발언 등에서 기인한다고 볼 수 있다. 홍 대표는 지난 6일 한국당 제1회 여성대회에 참석해 “(미투 운동을) 좀 더 가열차게 해서 좌파들이 더 많이 걸렸으면 좋겠다”면서 현 상황을 즐기는 듯한 발언을 한 데 이어, 지난 7일 문 대통령과 여야 5당 대표와의 청와대 오찬 회동에 앞서 가진 차담회에서 임종석 비서실장에게 “안희정이, 임종석이가 기획했다고 하던데…”라며 농담조로 음모론을 제기하기도 했다.

    이 가운데 ‘기획설’은 힘들게 과거의 상처를 드러낸 한 여성의 용기를 누군가의 조종에 의해 폭로한 것으로 희화화한 것으로, 2차 피해 논란까지 불러일으키면서 역풍을 불러왔다.

    지방선거가 얼마 남지 않았다. 문재인 정부의 성공을 위해 여당의 압승을 바라는 국민도 많지만, 문재인 정부의 독주를 견제하기 위해 보수야당의 선전을 바라는 국민도 상당수다. 한국당의 헛발질이 안타까울 따름이다.

    이종구 (정치부 서울본부장·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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