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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꿈치 피아니스트- 김미숙(마산문인협회장)

  • 기사입력 : 2018-03-16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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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 연주가, 많은 이들에게 간절히 바라고 노력하면 무엇이든 이룰 수 있다는 용기와 희망의 증거가 됐으면 좋겠습니다.”

    지난해 5월 롯데콘서트홀에서 열린 연주회를 앞두고 피아니스트 최혜연 양이 한 말이다. 그녀의 이 말이 특별한 이유는, 최혜연은 한쪽 팔이 없어 팔꿈치로 연주하는 피아니스트이기 때문이다. 그녀는 세 살 때 부모가 운영하는 가게에서 실수로 팔을 잃었다. 그러나 피아노를 좋아했기에 남보다 부족한 조건에서 남들보다 몇 배의 노력과 열정으로 피아노를 연습했다고 한다. 그리고 바라던 서울종합예술실용학교 음악예술계열에 입학할 수 있었다.

    그 당당함과 열정은 늘 그녀를 믿고 기다려준 가족의 격려였다는 사실을 한 방송을 통해서 본 어느 날 나는 그녀의 연주 몇 곡을 영상으로 보았다. ‘Amazing Grace(거룩하신 은총)’를 그렇게 밝고 경쾌하게 치는 사람을 본 적도 들은 적도 없다. 생각해보니 연주하는 그녀의 표정과 맞물려서 그렇게 들린 듯하다. 연주하는 내내 밝고 환한 미소를 잃지 않는 그녀의 표정에서 느낀 것은, 비록 커다란 장애가 있지만 꿈을 꺾지 않고 한 걸음씩 이루어 가는 이는 행복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여기까지 오는 데엔 그만한 고통과 극복의 과정이 있었을 것이다. “인생의 가장 큰 영광은 넘어지지 않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 넘어질 때마다 일어서는 데 있다”라는 넬슨 만델라의 말이 생각난다.

    패럴림픽이 한창이다. 선수들 모두가 일반인보다 훨씬 불리하고 어려운 조건이지만, 몇 배의 열정으로 자신들의 꿈을 실현해 가고 있는 것을 본다. 하지만 두 발 두 손을 가지고 있고, 또 힘껏 밀어주는 가족들이 있는데도 쉽게 꿈을 포기하는 이 땅의 젊은이들을 보면 동정도 가지만 아쉬운 마음이 더 큰 것은 어찌하랴. 우리는 과연 자신의 꿈을 위해 얼마만큼의 밤을 뜬눈으로 보내며 고뇌해 보았는지. 얼마만큼 열정을 쏟으며 최선을 다해 보았는지.

    피아니스트 최혜연의 팔꿈치에서 되살아나는 경쾌한 피아노 연주가 우울한 젊은 세대에 열정의 불을 지피는 작은 불씨가 되었으면 좋겠다.

    김미숙 (마산문인협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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