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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4일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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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칼럼- 한의학은 ‘균형’이다

  • 기사입력 : 2018-03-19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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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정식 (창원동양한의원 원장)


    한의학은 그 시대의 철학과 과학을 담고 있다. 한의술은 그 시대의 예술과 기술의 융합이다. 그렇게 한의학과 한의술은 철학과 예술의 변화상을 반영하고 있으며, 과학과 기술의 발전상을 포함하고 있다.

    물론 여러 가지 외압적 요소에 의해 특정시기까지만 이 논리는 적용된다. 어느 순간부터 한의학은 이 시대의 과학을 담지 못하고, 이 시대의 기술을 융합하지 못하고 있다. 한의학은 전통적이어야만 한다는 고루한 외부의 주장에 매여서 현대과학과 현대기술은 고사하고 근대과학과 근대기술의 접근조차도 거부당하고 있다.

    그러기에 현시대의 한의학은 시대적인 모습에 비춰질 때 턱없이 노후되고 낙후된 학문으로 치부당할 수 있다. 하지만 비록 현대과학과 기술의 발달상을 받아들이지 못하도록 강요당해 왔지만 인류의 발달사에서 근원적인 물음에 대한 답이 변하지는 않았듯이, 생명에 대한 근원적인 물음과 답을 향한 한의학의 존재의의는 영원히 유효할 것이다.

    한의학의 근원적인 물음의 대상은 ‘인간의 몸과 마음’이다. 시대가 변해 왔지만 그 인간의 몸과 마음의 변화는 크지 않다. 물론 세부적인 생리와 병리의 변화는 있었지만 큰 틀에서의 변화는 미미하다.

    한의학의 근원적인 답은 ‘항상성의 균형’이다. 인간의 몸과 마음이 건강하기 위해서는 ‘균형력’을 유지해야 한다는 사실에는 변화가 없다. 물론 세부적인 균형점의 변화는 있었지만 큰 틀에서의 변화는 미미하다.

    우리 시대는 커다란 갈림길에 놓여 있다. 세상은 아날로그 시대에서 디지털 시대로의 이행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1차 산업혁명의 기계혁명을 지나, 2차 산업혁명의 컴퓨터혁명, 3차 산업혁명의 인터넷혁명을 거쳐 4차 산업혁명의 모바일혁명을 경험하고 있다. 모바일 시대의 기계혁명은 다시금 로봇혁명으로, 컴퓨터혁명은 다시금 빅데이터혁명으로, 인터넷혁명은 다시금 블록체인혁명으로, 혁명에 혁명을 거듭하며 인공지능이 특이점을 향하고 있다. 비트가 큐비트로 바뀌는 급변하는 시대적 흐름을 쫓아가지 못하도록 사회적 속박에 매여 있는 한의술은 사라질 것이다.

    그러나 인간의 몸과 마음이 변하지 않는 한 한의학이 추구코자 하는 ‘생명력의 균형’이라는 패러다임은 영원히 정답으로 남을 것이다. 아니 4차 산업혁명을 거쳐 특이점에 도달한 순간까지도 인간의 생명에 대한 근원적인 물음과 답은 이미 한의학이 가지고 있는 물음과 답에 근접해 가는 인간의 여정이었음을 실감하게 될 것이다.

    다시 말해 기계와 로봇, 컴퓨터와 빅데이터, 인터넷과 블록체인 등을 활용하는 인간의 몸과 마음이 혁명적인 진화를 겪지 않는 이상 한의학의 정답은 유효하다. 생명은 ‘흐름’이다. 건강은 ‘균형’이다. 한의학은 ‘균형력 회복’이다. 조정식 (창원동양한의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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