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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0일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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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산 문단의 전설 ‘백치 동인’ 2집 발간

2009년 첫 동인지 발간 후 9년 만에 펴내
이광석 시인 등 11명 시·소설 등 담아
변재식·송상옥 등 타계 동인 추모글도 수록

  • 기사입력 : 2018-03-19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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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50년대 마산문단에 르네상스를 꽃피운 문청들이 지난 2009년 ‘백치 동인’ 창간호를 발간한 지 9년 만에 다시 뭉쳐 제2집을 엮어냈다.

    ‘백치 동인’의 역사는 50여년을 거슬러 올라간다. 1956년 마산 시내 남녀고등학교 문예반 학생들이 중심이 돼 만든 이 동인은 마산고에서 이제하(시), 송상옥(소설), 변재식 (연극), 김병총(소설), 강위석(시), 김용복 (시), 염기용(번역), 황성혁(수필), 마산상고의 이광석(시), 조병무(시), 임철규(평론), 김재호(시), 그리고 마산여고의 박현령(시), 김만옥(소설), 성지여고의 추창영(시) 등이 주축이 됐다. 이들은 창립문학의 밤 행사 때 지역 선배들로부터 ‘마산의 제2의 문예부흥시대를 열 꿈나무’라는 평을 받으며 문단의 주목을 받았다.

    몇몇 동인이 작고했지만 생존자들은 곡진한 문학사랑으로 작품집을 펴내거나 문단에 수장이 되는 등 한국 문단을 이끄는 주역이 됐다. 이들은 창립 53년 만인 지난 2009년 5월 ‘백치’ 창간호 출판기념회를 마산 3·15아트센터에서 열기도 했다.

    백치 동인 멤버들은 김춘수, 김남조 시인의 지도를 받아 좋아하는 시를 낭송하고 명작 독후감을 발표하며 문학을 공부했다. 자작시를 모아 낭송회를 열거나 합동 시화전, 선배 문인 초청 강연 등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문학서클다운 면모를 갖추며 의욕적으로 활동했다. 1958년 창동 백랑 찻집에서 열린 첫 시화전은 전국 최초의 학생 시화전으로 회자되고 있다.

    이광석 시인은 “왕성한 활동에도 바쁜 일상에 쫓겨 동인지 한 권 내지 못했다는 자책감에 지난 2009년 첫 동인지를 펴냈다. 이번에 출판되는 2집은 11명이 참여했는데, 창간호 발간 10년 만에 다시 묶은 나름대로 뜻있는 결실이다”고 말했다. 백치 동인 회원들은 첫 동인지를 기점으로 그간의 작품세계를 세상에 내놨다. 강위석 동인이 등단 60년 만에 첫 시집 ‘알지 못한 것의 그림자(2012년)’을 펴냈으며 김용복 시인은 2017년 첫 시집 ‘겨울 소나타’를 상재했다. 황성혁 동인은 2006년 기행문 형식 산문집 ‘사랑 인생 길에서 익다’를 엮어냈다.

    혈기왕성한 문청들은 백발성성 노청이 됐지만 영글고 노련해진 글들을 한데 묶었다. 이제하, 이광석, 강위석, 허유, 추창영, 조병무, 김용복 시인의 시들을 만나볼 수 있다. 김병총, 김만옥 동인의 단편소설과 황성혁 동인의 대하장편 소설 중 한 대목과 이수춘 동인의 수필도 독자의 눈길을 사로잡는다.

    젊은 나이에 타계한 변재식 동인의 유고시 ‘달밤’과 송상옥, 박현령, 염기용 동인을 그리는 추모글도 함께 수록돼 있다.

    이들은 오는 30일 오후 6시 창원시 마산합포구 창동 홍화에서 출판기념회를 갖는다. 창립 62주년을 기념해 고향의 이야기와 백치 동인의 후일담 등을 생생하게 들려줄 계획이다. 이 밖에도 축하공연과 참석문인들의 사인회도 함께 마련된다. 정민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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