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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고파] SNS관음증- 이현근 사회부 부장대우

  • 기사입력 : 2018-03-21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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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상에 비밀은 없다”라는 말이 실감 나는 세상이다. 하루에 80회 이상 노출될 만큼 CCTV가 곳곳에 달려 있고, 위치 추적은 물론 전화나 문자를 주고받은 기록이 모두 남아 있는 스마트폰을 비롯해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ocial Network Service)의 발달로 사생활이 여과 없이 타인에게 노출되고 있다. 사건이 발생하면 해당 인물에 대한 일명 네티즌 수사대의 신상 털기는 혀를 내두를 만큼 빨라 오히려 폐해가 도를 넘고 있다.

    ▼SNS는 직접 만나지 않더라도 세상과 소통할 수 있고, 자신과 가족들의 일상을 기록을 담아 가까운 친구들과 희로애락을 공유할 수 있는 혁명적인 시스템이다. 세계 반대편에 사는 잘 모르는 사람까지도 하루아침에 친구 사이가 될 수 있고, 얼굴을 맞대고 편하게 얘기하지 못하는 일도 SNS를 통해서는 자연스럽게 주고받을 수 있다. 과학의 발달로 얻어진 SNS라는 문명의 이기(利器)는 사람들의 생활패턴을 바꿔놓았다.

    ▼SNS의 음지적 측면도 크다. 사람의 성향 가운데 자신을 드러내고자 하는 노출증이 있다. SNS는 타인에게 자신을 끊임없이 보여주려는 성향과 잘 맞아떨어져 이런저런 모습을 올리면서 이해하고 알아주기를 바란다. SNS는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의 살아가는 모습뿐 아니라 은밀한 사진이나 대화를 엿보는 것이 일상화돼버린 관음증 증상도 생기고 있다. 이런 증상은 다른 사람의 은밀한 사생활이나 정보를 엿보려는 관음증에 SNS가 결합해 ‘SNS관음증’이란 말까지 탄생시켰다.

    ▼한번 내뱉은 말은 주워 담을 수 없어 세 치 혀를 조심하라고 한다. SNS도 마찬가지다. 특성상 한 번 공개한 사진이나 글은 엄청난 속도로 전파되고, 없었던 일로 되돌리기 어렵다. 청소년 시절 치기 어린 사진이나 글이 성인이 되어서는 뒤늦게 곤욕을 치르거나 한 인간의 삶에 치명적인 상처를 남기는 일도 허다하다. SNS는 사생활을 공개함으로써 개인정보를 스스로 유출하는 역할도 한다. 점점 나를 잃어버리고 타인의 삶 속에 매몰되는 모습들이 아쉽다.

    이현근 사회부 부장대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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