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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0일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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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부의 길] (1301) 제22화 거상의 나라 61

‘어떻게 된 거야?’

  • 기사입력 : 2018-03-22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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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진호는 두 여자 사이에서 편안했다. 사업을 성공시켜야 한다는 부담도 없었다. 여자들은 자신들을 개방했다. 손님이 없어서 여자들은 흐트러진 것 같았다. 어제도 손님이 하나도 없었다고 했다.

    “비 오는 날이 있으면 해 뜨는 날도 있는 법이지.”

    김진호는 유쾌하게 웃었다. 취기가 오르고 있었다. 밤 11시가 되자 단란주점에서 나와 여자들과 순댓국집으로 갔다. 얼큰한 다진 양념을 넣어 순댓국을 먹으면서 소주를 두 병이나 비웠다.

    ‘이게 뭐야?’

    새벽에 눈을 뜨자 옷을 입은 채 두 여자와 함께 침대에 누워 있었다. 지난밤에 술이 취해 모텔까지 같이 온 모양이다. 김진호는 냉장고에서 생수를 꺼내 마셨다. 목이 타는 듯한 갈증이 느껴졌다. 머리가 아파서 다시 침대에 쓰러졌다.

    아침에 눈을 뜨자 장연화가 보이지 않았다. 장연화는 돌아간 모양이다.

    ‘어떻게 된 거야?’

    단란주점 여주인 홍인숙은 아직도 한밤중이었다. 침대에서 네 활개를 펴고 잠들어 있었다. 김진호는 홍인숙의 입술에 키스를 했다. 홍인숙이 부스스 눈을 떴다.

    “연화는 갔어요?”

    눈을 깜박이던 홍인숙이 김진호에게 물었다. 그녀는 혼자 있었다.

    “갔나 봐.”

    “애 밥먹여야 할 거예요.”

    홍인숙이 졸린 듯이 눈을 감았다.

    “애가 있었나?”

    “딸이 하나 있어요.”

    김진호는 여자의 품속으로 파고들었다. 여자가 거부하지 않고 그를 받아안았다.

    여의도 사무실에는 아무도 출근하지 않았다. 내일이 설이다. 김진호는 강화에 가서 인삼을 사가지고 와서 냉장고에 보관했다. 중국에서 사업을 하려면 인삼이 필요할 것 같았다. 강화도까지 다녀오는데 한나절이 걸렸다. 사무실에서 저녁 때까지 푹 쉬었다. 노트북으로 하이틴의 옷에 대해서 살피고 저녁 때가 되자 동대문 의류상가로 나갔다.

    의류상가는 명절 전날이라 더욱 바빴다. 소매로 옷을 사려는 사람들이 바글바글했다. 설이지만 마땅하게 갈 곳이 없어서 응암동의 단란주점으로 다시 갔다.

    “오늘도 왔어요?”

    홍인숙이 놀란 눈으로 김진호를 응시했다.

    “왜 장사를 안 해요?”

    “오늘 같은 날 손님이 있겠어요?”

    “그럼 우리끼리 마십시다.”

    김진호는 홍인숙에게 술과 안주를 가져오게 했다.

    “시골에 가고 싶지 않아요?”

    맥주와 마른안주를 가져오는 홍인숙에게 물었다. 홍인숙은 손님을 받을 생각이 없었기 때문에 화장도 하지 않고 있었다.

    글:이수광 그림:김문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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