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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말 소쿠리 (89) 베실, 먼지, 얍삭하다

  • 기사입력 : 2018-03-22 2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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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 : 6·13지방선거가 세 달도 안 남았네. 후보들이 곳곳에서 출마 선언을 하고 얼굴 알리기를 하고 있더라. 단체장과 지방의원 후보들이 깨끗한 정치를 하겠다고 말하지만 말로만 저러는 거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어.

    ▲경남 : 단체장하고 지방이원(의원)은 엣날로 치모 큰 베실 아이가. 지역 사람들이 잘 살거로 맨들어 주는 기 베실하는 사람들 역할인데, 지 꺼부텀 먼지 챙기이 불법·비리가 생긴다 아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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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 : ‘베실’이 ‘벼슬’을 말하는 거야? 그리고 ‘먼지’는 또 무슨 뜻이야?

    ▲경남 : ‘베실’은 ‘벼슬’ 맞다. ‘엣날에 그 어른이 높은 베실을 했능기라’, ‘그 집 할배는 베실이 데기(되게) 노푸다(높다)’ 이래 카지. 베실은 ‘비슬’, ‘비실’이라꼬도 카고. 그라고 ‘닭의 볏’을 말할 때도 베실이라 캤다. ‘먼지’는 ‘먼저’의 겡남말이다. ‘오분(이번) 일도 먼지 겉이 하모 된다’, ‘임석은 먼지 묵는 놈이 임자다’ 이래 칸다. 먼지는 겡남말이 여러 개 있는데 ‘머이, 먼첨, 먼침, 몬자, 몬지, 몬첨, 몬침’ 등 뜻이 같은 말이 쌔빌(벌)맀다. 단체장하고 이원 될라 카는 사람들은 얍삭한 맴을 무우모 안되는 기라. 정직하이 바른 맴을 무우야지.

    △서울 : ‘매우 많다’는 뜻의 ‘쌔빌맀다’ 오랜만에 들어 보네. 그런데 ‘얍삭하다’는 건 무슨 뜻이야?

    ▲경남 : ‘얍삭하다’는 ‘은근히 자신의 잇속을 챙기고 제 손해볼 짓은 하지 않다’ 카는 뜻의 겡남말이다. ‘물체의 두께가 얇다’ 카는 뜻도 있고. ‘얍삭허다’, ‘얍식하다’라꼬도 칸다. 포준말 ‘얄팍하다’ 하고는 ‘두께가 조금 얇다’ 카는 뜻은 같은데, ‘생각이 깊이가 없고 속이 빤히 들여다보이다’ 카는 뜻은 쪼매이 다른 거 겉더라꼬. 이해가 되나.

    △서울 : 얍삭하다와 얄팍하다의 뜻 차이를 알겠어. 얍삭한 생각을 가진 후보들은 이번 선거에 아예 못 나오도록 만들어야지.

    허철호 기자

    도움말= 김정대 경남대 국어국문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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