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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6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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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궁근종 로봇수술- 아기집에 생긴 혹, 수술자국도 없이 사라졌다

환자에 로봇 장착 후 콘솔서 조작
정확한 절제·정교한 봉합 가능
출혈 적고 합병증 발병률 낮춰

  • 기사입력 : 2018-03-26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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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궁을 보존할 수 있는 자궁근종 로봇수술용 콘솔./삼성창원병원/


    예비신부 A씨(29·여)는 결혼 전 남편이 될 사람과 함께 건강을 챙기기 위해 건강검진을 받았다. 평소 건강에 문제가 없어 특별한 이상이 없을 것이라 생각했지만, 자궁에 근종이 보인다는 소견을 들었다. 대학병원을 찾아 정밀검사를 실시한 A씨. 검사결과 8.5㎝의 양성 종양이 진단돼 의료진에게 수술이 필요하다는 소견을 들었다. 결혼식도 준비해야 하고 결혼 후 바로 자녀를 계획하려던 A씨는 수술을 망설였지만 절개를 하지 않아 회복이 빠르고, 자궁을 보존할 수 있는 로봇을 이용한 자궁근종 절제수술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수술을 결심했다. A씨의 수술은 성공적이었고 결혼식을 무사히 마쳤으며, 신혼 초 임신에 성공해 첫 아이의 출산을 앞두고 있다.




    국민건강보험공단 건강보험통계연보에 따르면 자궁근종으로 진료를 받은 인원은 2012년 28만9000명에서 2016년 34만2000명으로 5년간 약 5만3000명이 늘어나며 큰 폭으로 증가하고 있다. 10명 중 2~3명 정도의 여성이 자궁근종을 앓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여성에게 흔한 자궁근종

    자궁근종은 여성에게 나타나는 가장 흔한 양성종양이다. 자궁 내 발생하는 위치에 따라 장막하, 점막하, 근층내 근종으로 나눠진다. 특별한 증상이 나타나지 않을 수도 있지만 위치, 크기, 근종의 숫자에 따라 증상이 다양하게 나타날 수 있다. 자궁근종의 크기가 큰 경우 주변 장기를 눌러 복부 불편감, 변비, 빈뇨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월경량이 많아지거나 월경과는 관계가 없는 출혈이 나타나기도 하고, 급성 복통을 유발하기도 한다. 특히 크기가 큰 근종이 자궁내막을 압박하고 있거나, 크기가 작더라도 자궁 내강으로 돌출한 경우 반복적인 유산이나 불임의 원인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증상이 나타나면 반드시 병원을 찾아 정확한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

    주로 골반 초음파 검사를 통해 진단하며 필요한 경우 복부 CT나 MRI 등 추가적인 검사를 진행할 수 있다. 근종의 크기가 크지 않고 특별한 증상이 나타나지 않는 경우 치료가 필요하지 않지만 정기적인 추적 검사를 하는 것이 좋다.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는 치료를 시행해야 한다.

    치료 방법은 근종의 크기나 위치, 증상이 얼마나 심하게 나타나는지 등에 따라 달라지게 된다. 약물 치료를 시도하는 경우도 있으며 근종을 제거하는 수술이 필요할 수 있다. 피임기구인 자궁내 장치(루프)가 증상 완화에 도움이 되기도 하며 양측 자궁동맥을 막아 자궁근종의 크기를 줄이는 자궁 동맥 색전술이나 초음파로 열을 가해 근종을 제거하는 하이푸(HIFU) 등도 치료에 도움을 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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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궁근종의 수술법

    자궁근종을 제거하는 가장 근본적인 치료 방법은 수술이다. 크게 자궁을 보존한 상태에서 근종만 절제하는 근종절제술과 자궁 전체를 절제하는 자궁 절제술로 나눠지는데, 자궁경, 개복술, 복강경, 로봇수술 등의 수술 방법이 있다. 자궁경 수술은 자궁 안을 수액으로 가득 채운 후 카메라를 질을 통해 자궁 내부로 삽입, 자궁 내부를 관찰해 근종을 절제하는 수술이다. 자궁 내막에 위치한 크기가 작은 근종은 제거할 수 있지만 자궁 내막에서 떨어져 있거나 크기가 큰 경우 근종의 완전 절제는 불가능하다는 한계점이 있다.

    개복술은 배를 15㎝ 정도 절개해 자궁에 접근하는 수술로 가장 전통적인 수술 방법이다. 근종의 크기와 상관없이 의료진이 손으로 정교하게 제거할 수 있지만 절개 부위가 커 상처가 크게 남고, 통증이 심하며, 회복 속도가 느리다.

    복강경 수술은 복부에 0.5~1㎝의 작은 구멍을 3~4개 뚫고 카메라와 수술 기구를 배 안으로 넣어 의료진이 화면을 보면서 수술하는 방법이다. 개복 수술에 비해 상처가 적게 남기 때문에 수술 후 통증이 덜하고 회복 기간이 짧고, 흉터가 작게 남는다는 장점이 있지만 수술 시야가 제한적이다.

    ◆자궁근종의 로봇수술

    최근에는 개복수술의 정교함과 복강경 수술의 상처를 최소화하는 두 가지 장점을 취한 로봇수술이 활발하게 시행되고 있다. 로봇 팔을 활용해 자궁 깊숙한 곳에 위치해 접근이 힘든 자궁근종도 정상 조직의 손상을 최소화하면서 정확하게 절제하고 자궁을 정교하게 봉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로봇수술은 환자 몸에 수술용 로봇을 장착해 집도의가 ‘콘솔’이라는 조종 공간에 앉아 원격으로 조정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복강경 수술과 마찬가지로 복부에 0.5~1㎝ 정도의 작은 구멍 4~5개를 뚫어 로봇 팔과 카메라를 환자에게 장착해 진행돼 상처를 최소화한다. 또한 로봇 팔에 장착된 다양한 수술 도구들은 사람의 손목과 같이 유연하게 움직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미세하게 조작할 수 있어 정교한 수술이 가능하다. 로봇 팔에 달린 카메라는 몸 속을 3차원으로 구현하고, 수술 부위를 최대 10배까지 확대할 수 있어 세심한 관찰을 가능하게 해준다. 또한 수술 중 출혈이나 다른 합병증의 발생률을 낮춰 일상생활로의 복귀를 앞당긴다.

    성균관대학교 삼성창원병원 산부인과 김창운 교수는 “정상 조직의 손상을 최대한 줄이고, 자궁을 정교하게 재건해야 향후 임신 가능성을 높일 뿐만 아니라 임신 중 자궁이 파열되는 위험성을 낮출 수 있다”며 “수술 후 남게 되는 상처에 대한 걱정과 향후 출산을 계획하는 여성에게 자궁근종 로봇수술은 하나의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이준희 기자 jhlee@knnews.co.kr

    도움말= 삼성창원병원 산부인과 김창운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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