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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권력- 윤봉현(전 마산시의회 의장)

  • 기사입력 : 2018-03-27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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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권력을 영어로 하면 파워이고 파워를 우리말로 하면 힘이다. 힘은 잘 쓰면 사람에게 도움이 되지만 잘못 쓰면 해를 끼친다. 권력은 다른 사람이 자기가 시키는 대로 움직이게 하는 힘이다. 지시가 듣기 싫으면 그 직을 그만두어야 한다.

    그러나 그만두는 것도 큰 용기가 필요하다. 잘못하면 무슨 핑계라도 만들어 사법처리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인간에게는 권력 지향성이 있다. 권력자가 갖는 강압성도 있겠지만 보상해주는 능력인 보상적 권력에 더 이끌리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세계사적으로 봐도 거의 절대 권력을 가졌던 위정자들과 그 주변 인사들의 말로가 비참했다. 그것을 잘 알면서도 똥 만난 파리 떼처럼 권력 주변에 모여드는 이유는 어디에 있을까.

    권력이 갖고 있는 힘 때문이다. 똥이 갖고 있는 냄새 때문이다.

    그 냄새를 맡고서 똥파리와 해충들이 달려든다. 똥이 완전히 말라붙어서 냄새와 흔적이 사라지면 똥파리도 해충도 사라진다. 권력자가 힘을 잃게 되면 그 주변의 추종자들이 서서히 사라지는 것과 같다. 똥파리가 똥을 찾듯이 권력욕은 인간의 본능인지도 모른다.

    인간은 승자가 독식해서 복종하게끔 만들려 한다. 그래서 권력은 부모형제와도 나누려 하지 않는다. 권력자는 그 권력이 영원한 것이라고 순간적 착시현상을 일으키는 것일까. 권력자가 스스로 권력을 내려놓은 역사를 잘 알지 못한다. 언제나 거기에서 역사의 비극은 시작된다.

    영원한 권력은 없기에 이러다가 언젠가는 삼족을, 구족을, 멸문지화 같은 소설이나 연속극에서 보고 듣던 낱말들이 현실로 다가오는 것이 아닌가 하는 불안감이 엄습한다.

    6공의 황태자로 불렸던 박철언 전 장관은 ‘권력은 강하고 긴 것 같지만 알고 보면 참으로 약하고 짧은 것’이라 했고, 참여정부의 청와대 정책실장을 지낸 김병준 교수는 ‘권력은 손잡이 없는 양날의 칼이다’고 했다. 권력의 무상함과 위험성을 얘기하는 내용이다.

    권력의 독점이 위험하다면 권력을 나누어서 승자가 독식할 수 없도록 해야 한다. 3권 분립이 아니라 7권 분립, 9권 분립이라도 가능하면 해야 한다. 그것이 역사의 비극을 막아내고 우리 헌정사에 되풀이되는 정치보복 논란을 잠재울 수 있다면야.

    권력이 똥이 아니라 나눔이요, 아름다운 향기로 바꿔질 수만 있다면 어느 국민이 반대하겠는가. 권력자가 권력이 똥이라는 사실을 제대로 깨달을 때 비로소 권력은 제 기능을 다하게 될 것 같다.

    윤봉현 (전 마산시의회 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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