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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고려장(高麗葬)- 허만복(경남교육삼락회장)

  • 기사입력 : 2018-03-28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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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즘 평일인데도 등산을 가보면 젊은 사람들을 많이 만난다. 50대 중반의 건장한 중년층이 고령자라고 해서 직장에서 퇴직을 했다는 소리를 듣고 ‘벌써!?’하고 의아심을 가진 적이 간혹 있다. 공무원 사회에서도 60대가 되면 퇴임을 하게 된다. 이러한 풍조를 속된 말로 ‘중년 고려장’이라고 일컬어도 과장된 표현은 아닐 것 같다.

    경제가 어렵고 젊은 실업자가 많은 사회에 참신한 젊은 피를 수혈하여 사회적 침체를 막는다면 그것을 부정할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그러나 사회의 이러한 노화현상을 단지 기계적인 세대교체로 과연 방지할 수 있는가도 의문이지만 그보다 더 심각한 문제는 우리 인간의 자연 수명은 해가 갈수록 길어진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60년대 초 우리나라 국민의 평균 수명은 남자가 53세, 여자가 58세였던 것이 작년에는 남자가 78세, 여자가 81세로 늘어났다. 이것은 사람의 나이가 지난 50년 동안에 25년이나 젊어졌다고 볼 수 있다.

    오늘날 60대 초반이면 60,70년대의 40대에 해당하는 것은 누구나 동감할 것이다. 그런데 50대 후반을 원로나 뒷방 늙은이로(?) 취급하여 직장을 그만두게 하고, 사회생활에서 소외시킨다는 것은 결코 보통의 일이 아니다.

    오늘 퇴임하는 젊은 퇴직자들 대부분이 내일부터 고급 인력 백수가 될 것이라고 상상해 볼 때 국가나 개인적으로 큰 손실인 것은 자타가 인정할 것이다.

    이웃나라의 일본은 공무원이나 기업체의 정년 연장의 입법을 준비하고 있으며, 유럽의 선진국에서는 정년이 지나도 직장을 보장하고 임금을 줄여가는 제도가 점차 정착되어 가는 나라도 많다고 한다.

    60대 초반이면 모든 일이 손에 익고 인생에 물이 올라 한창 일할 나이다. 그리고 그동안 쌓은 노하우와 경험도 완숙할 시기인데, 이런 중년들이 늙었다고 사회로 나온다면 100세 시대에 그 부작용은 한층 더 가증될 것이다. 이 나이쯤 되면 결혼을 늦게 한 사람은 아직도 학업을 마치지 못한 자녀도 있고, 부모의 대사인 자녀 결혼도 못 시킨 사람도 많을 것이다. 한마디로 가장으로서 어깨가 가장 무거울 시기인데, 퇴직을 하고 나면 새로운 직업이나 직장을 찾기엔 거의 불가능하고 대부분 백수가 된다는 것을 알면서도 여러 가지 어려운 여건 때문에 묘책이 없는 것 같다.

    세계적으로 우리나라만큼 노령 인구가 급증하는 나라는 없다고 한다. 종합병원에 가보면 100세 시대가 도래하였음을 실감한다. 의료 보험체계가 잘 되어 있다 보니 노인들이 몸이 조금만 불편해도 병원을 찾기 때문에, 예약을 하지 않으면 진료받기가 힘들다.

    늘어나는 노령인구에 비해 출산율 1.05명은 OECD국가 중 최하위를 맴돌아 9월부터 아동수당까지 신설해 서투른 당근정책까지 쓰고 있지만 얼마나 효과가 있을지. 현재와 같이 일정한 연령이 되면 무조건 퇴직시키는 방법보다 퇴직 연령의 조정, 연령에 따른 봉급체계 조정, 근무 방법의 개선 등 획기적인 방법 모색이 있어야 할 것이다.

    허만복 (경남교육삼락회장)

    ※소통마당에 실린 외부 필진의 글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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