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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0일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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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산칼럼] 대한민국의 인구는 어디로?- 이경민(진해희망의집 원장)

  • 기사입력 : 2018-03-29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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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년 2월에 창원의 농구장에서 경기를 관람한 적이 있다. 창원팀을 응원하는 대부분이 젊은 세대들이었다. 그때 필자는 앞으로 젊은 사람들을 보는 것이 흔치 않을 것이라는 생각을 잠시 한 적이 있다.

    최근 보도에 따르면 농·어·산촌 지역에 올해 신입생이 없는 초등학교가 120곳이 넘는다고 한다. 전문대는 앞으로 4년 뒤인 2022년, 4년제 대학은 2024년부터 학생 수가 모자라 본격적인 ‘폐교 도미노’가 온다고 전망된다. 이 시기는 저출산 세대의 시작으로 분류되는 2002년생 이후 출생아들이 처음으로 대학 전 학년에 채워지는 때이기 때문이다. 작년에는 12개월 연속 10% 출산율이 감소하여, 작년 11월 출생아가 2만7000명으로 사상 최저라고 한다. 작년의 전체 출산율은 사상 최저치인 1.05%를 기록했다.

    국회 입법 조사처가 자체적으로 개발한 입법·정책 수요 예측 모형을 통해 시뮬레이션을 한 결과 한국인은 2750년에 지구상에서 사라지는 것으로 나왔다고 한다. 인구 감소가 우리에게 재앙으로 다가오고 있다는 말이다. 그래서 미국의 뉴욕타임스는 “한국의 최대 적은 북핵이 아니라 인구”라고 진단한다.

    국가의 3대 요소는 주권·영토·국민이다. 국가의 3대 요소 중 하나인 국민의 수가 감소하는 것은 당연히 국가 존립의 중대한 위협요소이다. 한양대 전영수 교수에 따르면 “18세기 영국의 역사가 에드워드 기번은 로마제국의 몰락에 인구 감소가 한 요인”이라고 분석한다. “로마제국은 인구가 경제를 번성시키고, 영토를 지키는 국력의 원천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에 역사상 가장 강력한 인구정책을 펼쳤다. 그러나 인구감소를 막을 수 없었고, 종국엔 국가 멸망의 길로 들어설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지금으로부터 3500년경에 이스라엘의 민족사를 기록한 성경의 ‘모세 오경’ 중에 민수기(民數記)라는 책이 있다. 이것은 당시에 이스라엘 백성들의 생활지침서인 율법, 민족의 계보, 그리고 백성의 인구조사 등을 자세히 기록한 내용들이다. 여기에는 특히 이스라엘 민족의 생산 가능 인구수에 대한 부족별 기록들이 자세히 나온다. 예나 지금이나 우리는 민족과 국가의 존립에는 인구의 정확한 계측과 세심한 인구정책, 그로 인한 생산인구의 유지가 매우 중요함을 알 수 있다.

    모든 인구정책의 판단은 통계적 계측을 기반으로 한다. 문제는 이러한 과학적 통계로부터 나타나는 모든 내용들이 하나의 수치로서 우리에게 다가오기 때문에 실제로 나의 현실에서 직접 피부로 느끼지 못하는 데에 있다. 수치들은 미래에 대한 예측이고 경고이다. 실제로 인구 감소로부터 일어나는 문제들을 우리의 삶의 현실에서 체감적으로 느낄 때에는, 그 심각성은 이미 도가 넘었다고 보아야 한다.

    우리는 백세시대를 맞이한다. 과거에 없었던 의료의 발달과 혜택 때문이다. 특히 매년 실시하는 건강종합검진이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만약 우리가 자신의 건강검진에서 질병의 부분들을 발견하였다고 가정하자. 그러나 나의 일상에서 검진 결과들을 전혀 느낄 수가 없고, 바쁘다는 핑계로 계속 방치한다면 언젠가는 돌이킬 수 없는 결과로 내게 다가올 것이다. 그때는 이미 늦다.

    필자는 인구문제의 전문가는 아니다. 다만 우리의 가장 큰 문제는 위기를 위기로서 인식하지 못하는 데에 있다고 생각한다. 대한민국은 광복 후 70여 년 동안 참혹한 전쟁, 극심한 가난, 산업화, 그리고 최근에는 경제위기를 경험했다. 그러나 인구문제는 우리가 경험하지 못한 초유의 변화이다.

    지금까지 정부가 10년간 저출산 대책으로 100조원의 예산을 집행했다지만 결과는 실패였다고 한다. 국가적인 인구대책과 함께 먼저 해야 할 것은 인구위기에 대한 국민적 교육이라고 믿는다. 우리는 위기에 강한 국민이다. 위기는 기회이다. 이 말은 위기를 위기로서 인식할 때 그러하다.

    이경민 (진해희망의집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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