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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3일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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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단 칼럼] 처음 시작이 중요해!

조재광 (고성 동광초 교사)

  • 기사입력 : 2018-03-30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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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교사라서 나에게 가장 고마운 것은 매년 3월 새로운 만남, 새로운 시작을 할 수 있게 만들어 주는 일이다. 지난 학년을 되돌아보면 좋은 일, 재미있는 일, 행복했던 기억만 있는 것은 아니다. 힘들거나 지칠 때, 다른 무언가를 해 보고 싶을 때를 잘 정리해 놓았다가 새 학년이 되면 ‘달라져야지!’ 하고 마음먹으면 힘든 일도 아쉬운 일도 어느 정도 정리가 되고 새로운 에너지가 생기게 된다.

    하지만 3월이 되면 신학기 정신없이 돌아가는 학교 일정, 당장 만들어 놓아야 한다는 교육계획, 아직 진급학년에 적응을 하지 못하고 힘들어하는 아이들을 보살피다 보면 새롭게 마음먹었던 일들은 잊고 또 과거와 똑같은 잘못을 반복하게 된다. 그리고 현재 상황을 탓하면서 또 한 해를 그저 그렇게 살아가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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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떻게 하면 달라질 수 있을까? 처음에는 상황의 문제라고 생각했다. 바쁜 일정 때문에 변화를 시도하지 못했고 그렇기 때문에 내 문제는 아니야 하고 결론을 내려버리는 것이다. 이렇게 하면 마음은 좀 편해지지만 변하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항상 새로운 학년이 시작되면 불을 보듯 뻔한 일이었음에도 핑계를 대고 있는 것이다. 물론 요즈음에는 교육청에서 3월에는 공문이나 출장을 최소화하는 정책을 펼치고 있지만 3월의 학교는 무진장 바쁘다. 즉 변화를 위해서는 무엇인가 새로운 돌파구가 필요했다.

    그래서 우리 학교에 오면서 시도하고 있는 것이 있다. 가만히 돌이켜보면 내가 처음에 교직에 들어서서 하고 싶었던 일은 아이들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그들이 힘들 때 기댈 수 있는 어깨를 내어 주는 일, 내가 어렸을 때보다 좀 더 즐겁게 학교에서 지낼 수 있도록 도와주고, 앞으로 행복하게 살 수 있을 거라는 희망을 주는 일이었다. 나의 교육에 대한 마음을 다잡는 일을 이 바쁜 3월에 어떻게 할 수 있을까? 이런 고민 끝에 학년이 바뀌거나 학생이 바뀌어도 ‘항상 나는 이렇게 할 것이다’라고 마음먹은 것이 있다. 바로 매주 월요일 첫 시간을 주말이야기로 시작하는 것과 책을 읽어 주고 읽는 모습을 보여주는 일이다.

    아이들의 주말이야기를 들으면 그들이 집에서 어떻게 생활하고 있는지를 생생하게 알 수 있다. 그 이야기를 통해서 나는 아이들의 경험을 함께 공유하고 도움을 줄 수 있는 일을 찾을 수 있게 된다. 또 이러한 아이들의 입에서 나온 이야기를 그 주에 배울 주제와 연관시켜 공부하는 재료로 쓰게 된다. 그리고 책을 읽어주고, 그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나의 경험에서 벗어나 새로운 상상과 도전을 위한 마음가짐을 가지게 하고, 책읽기를 통해서 많은 것을 공유할 수 있다는 것을 알려주는 것이다. 물론 교사로서 읽을 책을 고를 때는 배울 내용과 연관된 책을 통해서 수업의 흥미를 높일 수 있는 효과를 생각하게 된다.

    바쁘고 힘든 3월이다. 하지만 지금도 늦지 않았다. 작년과 똑같은 한 해가 아닌 새로운 시작을 시도하는 의미에서 자신의 교육철학이 녹아있는 교육활동을 고민하여 한 해가 끝날 때까지 꾸준히 해 본다면 우리의 2018학년도는 새로운 이야기로 채워지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해 본다. 지금은 끝이 아닌 시작을 할 수 있는 3월이니까. 조재광 (고성 동광초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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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재광 (고성 동광초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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