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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시론] 위기의 경남경제, 지속가능한 성장 가능한가?- 노상환(경남대 경제금융학과 교수)

  • 기사입력 : 2018-04-02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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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따뜻한 봄기운과 함께 국내외 경제는 빠른 속도로 회복되고 있다. 글로벌 경제는 경기과열을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하여 금리를 올리거나 양적완화를 중단하고 있고, 국내 경제도 생산, 소비, 투자가 동시에 증가하는 트리플 성장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경남은 주력산업인 자동차와 조선산업의 부진을 겪고 있고 기계산업 경쟁력 약화도 심각한 실정이다. 특히 경남 주력산업인 조선업 불황이 장기화되고 있고 중형조선소 구조조정에서 성동조선과 STX조선은 법정관리와 고강도 자구안을 전제로 한 자력생존이라는 처방을 받아, 향후 불확실성이 매우 크다. 한국GM 창원공장도 경쟁력 있는 신차배정을 통한 생산물량 확보 역시 오리무중인 상태이다. 이에 대처하기 위해 정부·경남도 그리고 관련 기업, 노동자는 나름대로 처방을 내놓고 있으나 명쾌한 답을 찾지 못하고 있다.

    징후 없이 몰려오는 쓰나미는 없다. 경남 주력산업들의 위기 경고음은 지난 몇 년 전부터 계속 울려 왔으나 지금까지 근본적인 대책을 준비하지 못했다. 최근 중앙정부는 살릴 기업은 살리고 죽일 기업은 죽인다는 원칙에 따라 구조조정을 시행한다고 한다. 원칙에 따른 구조조정은 이상적이긴 하나 철저한 준비가 되어 있을 때의 이야기다. 우리나라는 사회안전망이 충분하지 못하고 노동시장의 유연성은 매우 경직되어 있어, 한 번 폐업이나 실직은 다시 재기가 어려운 환경이다. 구조조정 과정에서 어려움을 겪는 협력업체나 소상공인에게 대출만기를 연장하고 금융지원을 확대하며, 실직자에게는 실업급여 연장을 통해 지역경제나 실직자의 충격을 완화하고자 하고 있지만, 순간의 고통을 완화시키는 진통제를 투여하는 처방에 불과하다. 경남도는 위기기업의 경영정상화 촉구를 하고 있으나 실질적인 전략은 거의 부재한 상태이다. 위기에 처한 기업은 정부·채권단의 처분만 기다리고 있으며, 노동자는 임금인상이나 고용보장을 요구하며 강경 대응만 하고 있다. 이러한 경남경제의 위기를 슬기롭게 극복하여 다시 경제 르네상스를 맞이할 수 있을지 우려스럽다.

    수익이 나지 않는 곳에서 사업을 할 기업은 없다. 최근 들어 최저임금 인상, 근로시간 단축, 법인세 인상, 보호무역 강화 등 다양한 국내외 요인들이 기업 수익 창출에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구조조정은 모두의 고통과 희생을 수반하게 되어, 가능하면 피하고 싶은 것이 인지상정일 것이다. 그러나 이를 제때에 해결하지 않는다면, 호미로 막을 일을 가래로도 막을 수 없는 상황이 올 수도 있다. 지속가능한 경제구조를 확보할 수 있는 왕도는 없다. 하지만 정부·지자체, 기업, 노동자, 지역민 모두가 고통을 감내하면서 미래를 준비하면 가능할 것이다. 첫째, 정부와 지자체는 경쟁력이 저하된 분야에는 사회안전망을 충분히 활용하여 신속한 구조조정을 수행함과 동시에, 4차 산업혁명시대 핵심분야의 교육 및 훈련 시스템이나 창업 플랫폼을 구축해야 하고 스마트화나 첨단화를 지원할 수 있는 법과 제도를 정비하며 과감한 연구개발 투자지원을 확대해야 한다.

    둘째, 기업은 변해야만 살 수 있다는 인식하에 미래전략산업으로 업종을 전환하고, 지속적인 기술개발을 추진해야 한다. 이러한 과정에서 구조조정이 필요하다면 자신이 가지고 있던 유무형의 자산을 활용하여 실직자의 창업이나 전직을 지원하고, 지역사회를 위해 책임있는 대책을 수립해야 한다. 노키아의 노키아브릿지 프로그램이나 일본항공의 세컨드 커리어 지원 프로그램과 같은 것도 벤치마킹할 수도 있을 것이다

    셋째, 노동자는 일생 동안 열정과 노력을 바쳐온 회사가 지속가능한 성장구조로 전환하도록 힘을 보태야 한다. 기득권을 과감히 버리고 생산성 향상을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고, 솔선수범하여 일자리를 나누며 미래전략분야 재교육에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한다.

    시간이 많지 많다. 지속 가능한 경남경제의 성장을 위해서는 모든 경제주체들이 힘을 모으는 방법밖에는 없다. 봄이다. 경남 경제에도 봄이 빨리 왔으면 좋겠다.

    노상환 (경남대 경제금융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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