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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촉석루] 종자가 없으면 농업도 없다- 이영길(국립종자원 경남지원장)

  • 기사입력 : 2018-04-03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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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월은 봄의 중심인 것 같다. 어디를 나들이 가더라도 꽃향기가 바람을 타고 와 상큼함을 더하고 꽃잎은 바람에 나비가 된다. 봄 교향곡의 원천인 씨앗은 ‘엄마’다. 새로운 생명을 품고 봄이 되면 새싹과 꽃봉오리를 탄생시키기 때문이다.

    부모님 세대에 봄은 식량이 부족한 시기로 ‘보릿고개’, ‘춘궁기’ 등으로 불리었다. 지금은 먹거리가 풍부해 그런 의미도 검색을 통해 겨우 알 수 있는 고어(古語)로 변한 것 같다.

    벼 1섬(144㎏)은 국민 1인당 1년에 먹는 양을 기준으로 수확량을 측정했다. 이제 주식인 쌀은 작년에 하루 두 끼도 안 먹어 연간 61.8㎏으로 고기 먹고 난 후식으로 전락한 듯하다. 소비가 줄어들수록 우량종자를 생산하고 보급하는 일은 중요하다. 우리 조상님들은 종자의 중요성을 일찍부터 알고 있었다. ‘농부는 굶어 죽더라도 그 종자는 베고 죽는다(農夫餓死枕闕種子)’고 하였고, 이순신 장군이 국가를 생각한 어록을 적용하면 ‘약무종자 시무농업(若無種子 始無農業)·종자가 없으면 농업도 없다’로 표현할 수 있다.

    종자산업은 농업의 근본이며 우리 농업의 미래를 열어가는 핵심 분야다. 우리 국립종자원은 세계적인 종자관리 전문기관으로 선진농업을 선도하기 위해 본원에 4개 과와 1개 센터, 10개 도단위 지원을 중심으로 주요 작물인 벼, 보리, 밀, 콩, 옥수수 등의 종자를 생산 및 공급하고 있다.

    아울러 국내 유통종자 중 총 917작물 3만4474점의 유전자원을 보관·관리를 통해 검정연구, 품질관리 등의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종자 보증과 식물신품종 육성자 권리보호를 위한 품종보호제도 운영, 종자의 건전한 유통질서 확립을 위한 생산·수입판매 신고제도 운영 및 종자산업 육성을 위한 다양한 지원을 하고 있다.

    국제협력사업(ODA)을 통해 아시아·아프리카 국가에 종자 관련 지식과 정보도 제공하고 있다.

    지금 세계는 미래의 먹거리를 위해 씨앗을 통한 총성 없는 전쟁을 벌이고 있다. 반만년 역사를 가진 우리나라 씨앗이 세계를 구할 수 있는 자원이 되기를 기대해 본다.

    이영길 (국립종자원 경남지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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