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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 자네 왔는가- 이동욱(남경교육재단 이사장)

  • 기사입력 : 2018-04-04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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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네를 기다렸다네. 해마다 춥지 않은 겨울이 없었다고들 하지만 우리집 막내가 축구공과 더불어 뛰어놀던 마당 한쪽 작은 연못이 꽁꽁 얼 정도로 추웠던 기억이 채 가시기도 전에 봄길잡이 목련화를 앞세우고 자네 또 찾아와 주어서 참 반갑네.

    자네 덕택에 진영으로 가는 고속도로 통일동산 산수유가 꽃망울을 터뜨리고 산복도로 길 옆 개나리꽃들이 노란 얼굴을 내밀어 출근길 마음을 설레게 하더니 드디어 이웃 항구도시 진해에서 군항제에 맞추어 엊그제부터 연분홍 벚꽃 꽃망울이 수줍은 색시들처럼 하나씩 둘씩 자네가 오고 있음을 알려주고, 하루가 다르게 밝고 환한 모습으로 세상에 그 참모습을 드러내니 또 한바탕 많은 이들에게 새봄 즐거움과 행복을 선물하네그려.

    자네도 잘 알다시피 계절의 변화에 따라 봄, 여름, 가을, 겨울로 구분되어 움직여 가고 있는 우리네 삶이 그러하듯 자네가 찾아오는 3월 이때쯤에는 지난 정초에 세웠던 계획들이 제대로 실행되고 있는지를 매년 고민하게 되며, 그 결과에 대한 아쉬움은 언제나 남아있고 그 결과를 기반하여 계획을 다시 수정하기도 하고 변경하기도 하는 마음 바쁜 시기지만 그래도 포근하고 따스한 자네가 사계절을 돌아 살며시 또 우리 곁으로 와서 파릇파릇 생기를 불어넣어 주니 얼마나 고마운지 모르겠네.


    한동네에서 도리도리 모여 마치 한가족처럼 지냈던 옛날 어른들께서 청춘은 봄 자네라고 하더군. 젊고 정신없이 살 때에는 그 말씀이 뭔지도 몰랐는데 지천명을 훨씬 넘은 지금에서 생각해보면 과연 옳으신 말씀이더군. 살같이 빠른 세월에 한창의 청춘은 아닌 듯싶기도 하나 마음은 늘 자네의 설렘과 희망과 기대를 닮아 있고 또 그게 사실인 것 같으이.

    자네가 찾아 준 이 좋은 자리에서 속에 있는 걱정을 하나 꺼내어도 이해해 주겠나? 우리 세대가 직장에 처음 들어갈 때는 말일세. 그래도 서너 군데 이력서를 넣으면 한두 군데에서 면접 보러 오라고 연락이 오더니만, 그때와는 달리 요즘은 취업에 대한 세상의 문이 그리 넓지가 않나 보네. 우리집 아들딸과 같이 대학 졸업을 목전에 두거나 이미 대학을 마치고 직장을 찾고 있는 젊은 친구들 눈치를 보아하니 그리 녹록해 보이지는 않으니 참 애가 타는군. 패기 넘치는 젊은 성장동력이 활활 타올라야 우리나라의 미래 또한 환히 밝지 않겠는가?

    정부 당국에서 젊은이들의 고용에 대한 정책을 끝없이 고민하고 해결책들을 내놓고 있으니 차차 나아질 것으로 믿고 있네. 내년 이때 자네를 또 볼 때에는 오늘처럼 걱정거리 말고 밝고 희망찬 이야기들을 나누기를 기대한다네.

    여보게 자네! 자네가 올 때 살며시 우리 곁으로 왔듯이 푸르른 청록의 계절에게 자리를 물려주고 갈 때에도 역시 작별인사 없이 쓱 가겠지만, 아마도 나도 그렇고 내 주변의 여러 사람들도 그런 마음일 걸세. 우리도 부지런히 행복하게 주어진 삶을 잘 꾸려 나가고 있을 테니 자네도 천천히 한 바퀴 돌아 내년 이때쯤 꼭 또 보세나!

    이동욱 (남경교육재단 이사장)

    ※소통마당에 실린 외부 필진의 글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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