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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19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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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부의 길] (1311) 제22화 거상의 나라 71

‘미투가 언제까지 계속될까?’

  • 기사입력 : 2018-04-05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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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진호는 유관의 후손들에게도 감탄했다.

    “청백리 유관의 후손답다.”

    사람들이 모두 이성구의 소탈한 인품을 칭송했다.

    “반정 이후 인조가 발탁한 정승 중에 첫째이다.”

    인조 때의 문신 이시백이 그를 평가한 글이다.

    우산각과 비우당. 청백리 유관과 지봉유설의 이수광, 소탈한 인품의 영의정 이성구의 숨결이 느껴지는 곳이 우산각 마을 숭인동과 신설동이다. 우산각 길을 걷자 조선시대 청백리의 향기가 느껴지는 것 같았다.

    ‘나는 사업을 해서 돈을 벌어야 하는데 청백리의 향기를 느끼다니.’

    김진호는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동대문 의류상가로 가자 대부분 문을 닫았으며 겨우 한두 군데 가게가 문을 열고 있을 뿐이었다. 김진호는 여의도로 돌아왔다.

    ‘명절이라 모두가 쉬는구나.’

    여의도는 밤에도 조용했다. 텔레비전을 틀자 고속도로 상황이 비치고 있었다. 서울로 돌아오는 차량 때문에 고속도로가 밀리고 있었다. 중국이나 한국이나 비슷했다. 뉴스는 미투 상황에 대해서 보도하고 있었다. 국회의원, 도지사, 작가, 시인, 연극인 등 많은 사람들이 연루되더니 급기야 자살하는 일까지 벌어져 충격을 주었다.

    ‘미투가 언제까지 계속될까?’

    미투 때문에 한국이 더욱 뒤숭숭한 것 같았다. 세상은 바뀌어가고 있었다. 여의도에 어둠이 내리기 시작했다. 빗방울도 희끗희끗 날렸다.

    “비 오는데 뭐하세요?”

    비가 오기 때문일까. 홍인숙에게서 전화가 왔다.

    “독수공방하고 있지 뭐하겠어요.”

    “호호호. 동지가 있어서 다행이네요.”

    “이런 동지가 반가워요?”

    “심심하면 술 마시러 와요. 술값은 안 받을게요”

    “술값을 받아야죠.”

    홍인숙이 단란주점이 아니라 밖에서 만나자고 제안했다. 불광동에 그럴 듯한 술집이 있다고 했다. 김진호는 홍인숙과 약속을 한 술집으로 택시를 타고 달려갔다. 그러나 명절이라 그런지 문을 열지 않았다.

    “우리 집으로 갈래요?”

    “집이 어딘데요?”

    “응암동이요. 단란주점에서 가까워요.”

    “집에 아무도 없어요?”

    “없으니까 가자고 그러죠. 내일 아침도 줄게요.”

    “콜. 모레 아침까지 재워주면 더욱 좋고.”

    “콜.”

    홍인숙이 웃음을 터트렸다. 홍인숙네 집으로 갔다. 정육점에서 고기도 사고 할인마트에서 채소와 술도 샀다.

    글:이수광 그림:김문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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