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11월 16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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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하꼬] 경남 벚꽃길을 가다

꽃비에 흠뻑 젖을 준비됐나요

  • 기사입력 : 2018-04-05 2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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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함께 피며 함께 지며

    연분홍 터널 속을 너와 함께 걸어왔네

    한내 언덕 촘촘히 선 벚꽃나무가

    우직하니 꽃길 지켜주고

    한바탕 웃음을 선물하네

    검은 장대비 회초리도

    고스란히 받아 삭힌

    고달프던 그의 봄맞이는

    내 머리속처럼 텅 비어 희어진 것일까

    길고 험난한 세월을 딛고

    떡 벌어진 몸집

    짧고 긴 가지에 흐드러지게 핀 꽃 고마워

    두 팔 벌려 끌어안으면

    머리 위로 내려앉는 하얀 가슴앓이

    명지바람에

    눈이 내리네

    꽃비 내리네

    -송연우 <벚꽃길을 걷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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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일 오후 하동군 화개면의 십리벚꽃길을 찾은 관광객들이 만개한 벚꽃을 감상하고 있다./김승권 기자/

    약속이나 한 듯, 지천에 벚꽃이 피었다. 진해 여좌천 벚꽃은 지난달 26일 개화했다. 작년보다 5일 늦고 최근 10년 평균보다 1일 빨랐다. 창원, 거제, 통영 등 경남에서도 비교적 따뜻한 지역은 이미 만개한 벚꽃이 지기 시작했고 거창, 함양, 합천 등 경남 내륙은 한창 꽃망울을 터트리는 중이다.

    경남의 벚꽃 1번지는 진해다. 36만 그루의 벚나무가 있는 진해는 국내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도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매년 4월 초순이면 여좌천을 비롯해 경화역, 장복산공원, 안민고개, 시루봉, 제황산공원, 해군사관학교 등 진해 전역이 분홍빛으로 물든다. 군항제가 시작되면 진해 도심이 마비된다. 벚꽃보다 사람이 더 많아 진해 사람들은 축제 기간이면 문 밖을 나가지 않는다는 얘기도 있다. 상춘객은 평일과 주말을 가리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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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2일 오후 하동군 화개면의 십리벚꽃길에 벚꽃이 활짝 피어있다.


    요즘은 벚꽃을 보기 위해 굳이 진해까지 찾아가지 않아도 된다. 지자체에서 도심 경관을 위해 앞다퉈 벚나무를 심다 보니 웬만하면 집 주변에서 벚꽃을 즐길 수 있다. 경남 대부분 시·군에는 그 지역만의 이색 벚꽃길이 있어 찾는 재미가 쏠쏠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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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동 쌍계사 십리벚꽃길과 악양 평사리 벚꽃터널= 지난 2일 오후 하동 화개장터에는 전국 각지에서 찾아온 상춘객들이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었다. 화개장터에서 화개천으로 이어지는 길 양쪽에 자리잡은 벚나무들은 만개한 꽃잎을 바람결에 흩뿌렸다. 한 여성은 떨어지는 벚꽃잎을 보며 “눈이 내린다”고 표현했을 정도다. 젊은 남녀도 많았지만, 이미 청춘을 훌쩍 넘은 50·60대 여성들도 10대 소녀처럼 웃으며 벚꽃 경치를 즐겼다.

    상춘객은 화개교에서 쌍계사로 이어지는 양갈래의 길을 따라 하늘에서 쏟아지는 분홍빛을 눈에 담았다. 도로는 한꺼번에 많은 차량이 진입한 탓에 정체가 발생했지만, 운전자들은 경적을 울리기는커녕 오히려 느긋하게 벚꽃 정취를 즐기는 분위기였다.

    쌍계사 십리벚꽃길은 화개장터에서 쌍계사로 이어지는 6㎞ 구간을 말한다. 화개천을 따라 두 갈래의 길이 나 있고, 길 양쪽으로 수십 년의 수령을 자랑하는 벚나무들이 벚꽃터널을 이루고 있다. 이곳은 ‘혼례길’이라고 불리기도 하는데 사랑하는 청춘남녀가 두 손을 꼭 잡고 걸으면 백년해로할 수 있다고 해 붙여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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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2일 오후 하동군 악양면 평사리 길따라 벚꽃이 피어 있다.


    이곳 벚꽃은 지난달 27일 개화했다. 올해는 지난해보다 3일, 최근 10년 평균보다 이틀 빨리 폈다고 한다. 조금 더 높은 고지에 있는 쌍계사 벚꽃은 지난 5일 만개했다.

    하동군은 올해도 이곳 화개장터에서 벚꽃축제를 열기로 했다. 올해로 23회째인 축제는 7~8일 이틀간 화개장터와 영·호남 화합 다목적광장 일원에서 개최된다. 축제 첫날 오후 3시 관광객과 함께하는 즉석 노래자랑을 시작으로 오후 4시 30분 개막식, 창원국악관현악단 공연, ‘무조건’·‘자옥아’의 박상철을 비롯한 인기가수의 축하공연, 불꽃놀이 등이 펼쳐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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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일 오후 하동군 화개면의 십리벚꽃길에 벚꽃이 활짝피어 있다./김승권 기자/

    하동군은 도롯가를 중심으로 벚나무를 많이 심어 군 전체에서 벚꽃을 즐길 수 있을 정도다. 이 가운데 지역민들이 가장 으뜸으로 꼽는 벚꽃 명소를 들자면 악양 평사리 벚꽃길이다. 악양삼거리에서 평사리 삼거리까지 약 1.5㎞ 길이의 이 구간은 19번 국도로 벚꽃 터널의 심도가 깊어 하늘이 보이지 않을 정도다. 차를 타고 이곳을 지나가면 떨어지는 벚꽃이 마치 함박눈으로 느껴질 정도의 착각을 불러일으키기도 한다. 게다가 좌측으로는 섬진강이 유유히 흐르고, 우측으로는 평사리의 드넓은 들판이 펼쳐져 일석삼조의 경관을 즐길 수 있다.

    글= 고휘훈 기자 24k@knnews.co.kr

    사진= 김승권 기자 skkim@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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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도내 이색 벚꽃길

    ◇사천 선진리성 벚꽃길=사천시 용현면 선진리에 있는 일본식 성곽에 자리 잡은 이곳은 임진왜란 때 일본군이 조창 터에 왜성을 쌓아 주둔했다고 한다. 현재 성 주변은 선진공원으로 정비됐으며 일대에 수백 그루의 벚나무가 심어져 바다와 함께 조망하기 좋다. 지난해 처음으로 선진리성 벚꽃축제가 개최됐으며 올해는 8일 하루 동안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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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해 왕지마을 벚꽃길= 남해군 설천면 노량마을에서 왕지마을까지 이어지는 해안 도로 양쪽으로 펼쳐진 벚꽃이 빼어난 경관을 자랑한다. 특히 언덕에 핀 노란 유채꽃과 어우러진 모습이 색다른 경험을 주고 푸른 바다와 남해대교를 낀 모습까지 함께 볼 수 있다면 더욱 멋진 풍경을 만끽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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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해 연지공원 벚꽃길= 김해 구산동 도심 한가운데 자리 잡은 연지공원의 벚꽃도 꽤 매력적인 경관을 자랑한다. 공원 한가운데 있는 연못과 그 주위를 둘러싸고 있는 산책로를 중심으로 벚나무가 심겨 있어 가볍게 산책을 하면서 벚꽃을 보기 알맞은 장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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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함양 백운산 벚꽃길= 함양 출신 고 박병헌 재일거류민단 단장이 기증한 벚나무 수백 그루가 30년 세월 동안 아름드리 나무로 자라 함양군 백전면 일대 약 20㎞에 걸쳐 벚꽃의 향연을 펼친다. 백전면은 매년 백운산 벚꽃축제를 개최해 벌써 16회째를 맞았다. 올해는 7~8일 이틀간 백전면 평정리 백전공원 일원에서 축제를 개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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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거창 덕천서원 벚꽃길= 1979년 이학두가 선조들을 기려 부지 3만3000㎡에 조성한 이곳은 경내에 정면 4칸, 측면 1칸 규모의 서원 건물과 정면 3칸, 측면 2칸으로 된 덕산정, 팔각정, 관리사 등이 있다. 봄철 벚꽃 놀이를 비롯해 사철 아름다운 경관을 보기 위해 관광객이 많이 찾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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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함안 입곡군립공원 벚꽃길= 함안군 산인면 입곡리와 대산리 일원에 있는 입곡군립공원은 뱀처럼 구불구불한 입곡 저수지를 따라 자란 벚꽃길이 인상적인 장소다. 크고 작은 산봉우리들이 저수지를 중심으로 협곡을 이루고 있는 이곳은 수려한 자연풍광과 형형색색의 바위, 기암절벽이 벚꽃길과 자연스럽게 조화를 이루어 그 모습이 신비롭다. 또한 저수지 수면 위에 반사된 물그림자와 떨어지는 벚꽃잎은 한 폭의 그림을 연상케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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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의령 벽계 벚꽃길= 의령군 궁류면 정동교에서 벽계마을로 이어지는 도롯가를 중심으로 핀 벚꽃길이 퍽 인상적인 곳이다. 특히 벽계마을에서 내려다보는 벽계 저수지와 벚꽃의 정취가 아련한 향수를 불러일으킨다. 저수지와 인접한 벽계 야영장은 벚꽃 아래서 즐기는 이색 캠핑을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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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밀양 삼랑진 안태 벚꽃길./밀양시/

    ◇밀양 삼랑진읍 안태마을 벚꽃길= 딸기의 시배지인 밀양 삼랑진에 자리 잡은 안태마을 벚꽃길은 수려한 벚꽃터널길이 인상적인 곳이다. 삼랑진양수발전소 진입로에서 출발해 하부댐을 거쳐 상부댐까지 약 10㎞ 구간에 걸친 이 벚꽃길은 약 30년 전 댐이 건설되면서 심은 벚나무가 자라서 만들어진 곳이다. 벚꽃길 옆으로는 안태호와 천태호가 이어져 운치를 더한다. 삼랑진역에서 출발해 양수발전소를 지나 안태호를 끼고 순환하는 벚꽃길 도보 코스가 왕복 3시간 정도 소요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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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창녕 만옥정 공원 벚꽃길= 창녕 만옥정 공원은 창녕에서 손꼽히는 벚꽃 명소로 창녕읍사무소 옆에 있다. 벚나무 수령이 50~100년이나 되며 특히 국보 제33호로 지정된 창녕 신라 진흥왕 척경비와 조선 후기 객사로 추정되는 경상남도 유형문화재 제231호가 있어 고고한 자태가 매력적으로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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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성 연화2구 벚꽃길= 아는 사람만 찾는다는 고성 연화2구 벚꽃길은 고성군 영현면 연화산 인근에 자리 잡고 있다. 느재고개에서 군도 8호선을 따라 약 3㎞ 구간 도로변에 식재된 벚꽃들이 장관을 연출한다. 특히 연화1구와 2구 사이에 있는 연화저수지를 따라 조성된 연분홍 벚꽃길이 손꼽힌다. 비교적 붐비지 않는 편이기 때문에 조용하고 느긋하게 벚꽃을 즐기기 좋은 곳으로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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