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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를 알면 더 맛있는 ‘오동동 통술’- 황규종(창원시 관광과장)

  • 기사입력 : 2018-04-12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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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관광에도 단계가 있다. 첫 방문이라면 널리 알려진 명소 위주로 하기 쉽고, 두 번 세 번 찾을 땐 이색적이면서 스토리가 있는 ‘숨은 명소’에 이끌린다. 창원에도 저도 콰이강의 다리 스카이워크, 무빙 보트 같은 알려진 관광지도 많지만, 속 깊은 이야기를 품고 있는 숨은 명소도 적지 않다.

    타지에 사는 지인들이 숨은 명소를 추천해달라고 하면 나는 주저하지 않고 마산합포구 통술 전문식당거리인 ‘오동동 소리길’을 소개한다.

    오동동 뒷길에 밀집해 있는 통술 전문식당은 아픈 역사와 오늘날 술 문화에 대한 정취까지 고스란히 담고 있다. 일제강점기 접대문화의 상징이던 ‘요정문화’에서 시작돼 1970년대 요정이 쇠퇴하자 고급요리를 만들던 요리사들이 저렴하게 파는 술집을 열면서 자연스럽게 형성됐다.


    중장년층이라면 한 번쯤 “오동추야 달이 밝아 오동동이냐/ 동동주 술타령이 오동동이냐~”로 시작하는 ‘오동동타령’을 들어봤을 것이다. 항구도시 마산, 배에서 막 내린 선원들이 오동동 통술집을 찾아 술 한잔 거나하게 걸치며 한가락 뽑는 노랫소리다. 통술을 마시는 이들이 부르는 노래 덕분이랄까. 이 거리는 그래서 소리길로 불리고 있다.

    통술의 유래는 술이 통에 담겨 나온다는 설과 한 상 통으로 나온다는 데서 비롯됐다는 설이 있다. 둘 다 결국은 항구도시 마산의 싱싱한 해산물로 만든 푸짐한 술상과 연결되는 셈이다. 실제로 통술집에 가서는 따로 주문할 필요가 없다. 그날 그날 들어오는 신선한 재료로 만든 30여 가지 안주들이 한상 가득 채워져 나오기 때문이다.

    창원 방문객이라면 꼭 한번 오동동 통술거리로 와서 ‘한 상’ 받아보시길 권한다. 오동동은 일제강점기 한국인의 거주지였고, 3·15 마산의거의 역사적인 발원지이기도 하다. 이야기꽃을 피우며 신선한 해산물 요리가 가득한 ‘한 상’을 받으면 왜 창원을 유서 깊은 고장이라고 말하는지 단박에 알 수 있다.


    황규종(창원시 관광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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