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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고파] 필리핀 보라카이- 이현근 사회부 부장대우

  • 기사입력 : 2018-04-13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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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근 세계적 관광지인 필리핀의 보라카이가 환경정화를 위해 26일부터 6개월간 전격 폐쇄된다. 호주의 ‘골든코스트’, 미국 플로리다주의 ‘팜비치’와 함께 세계 3대 해변으로 꼽히는 필리핀 보라카이의 ‘화이트비치’는 투명한 바다와 부드러운 황금빛 모래가 어우러져 세계인들이 찾는 관광지다. 한 해 평균 200만명이 찾는 곳이지만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은 ‘보라카이는 시궁창이다’라는 말로 현 상황을 적나라하게 표현했다.

    ▼보라카이의 환경오염은 세계 각지에서 수백만명의 관광객이 찾아오지만 폐수 시설 등을 제대로 마련하지 않고 바다에 그대로 흘려보내면서 섬의 생태계가 파괴되기 시작한 것이다. 필리핀 정부가 매년 관광산업으로 약 1조3000억원이나 벌어들이는 보라카이에 대해 환경보호를 이유로 폐쇄를 결정한 것은 현재 환경오염 실태가 얼마나 심각한지 짐작케 한다.

    ▼ 북태평양에 있는 미국 하와이섬과 캘리포니아 사이에 대한민국 면적의 15배가 넘는 약 155만㎢ 넓이의 거대한 섬이 있는데 이름은 GPGP (Great Pacific Garbage Patch)다. ‘태평양 위에 떠 있는 거대한 쓰레기의 땅’이라는 뜻이다. 중국이나 일본 등에서 밀려온 각종 플라스틱 쓰레기가 모여서 만들어진 것이다. 조사 결과 플라스틱 쓰레기의 무게는 초대형 여객기 500대와 맞먹는 8만t이나 된다고 한다. 거대한 양도 문제지만 미세먼지처럼 플라스틱도 마모되면서 미세 플라스틱이 물고기나 패류에 축적되면서 인간의 식탁에까지 올라와 건강에 위협을 주고 있다고 한다.

    ▼ 보라카이의 폐쇄나 거대한 플라스틱 쓰레기 섬의 출현은 인간에 대한 자연의 역습이다. 인간은 편리를 위해 자연과 공생보다는 더 많은 파괴를 택하면서 때아닌 가뭄이나 홍수, 폭설 등 심각한 기후 변화는 물론 인간의 건강까지도 직접 위협받고 있다. 유명 관광지들은 보라카이 폐쇄 사태가 터지자 자신들은 문제가 없다고들 하지만 속사정을 알 길이 없다. 어쩌면 우리는 지금도 시궁창으로 여행을 떠나고 있는지도 모른다.

    이현근 사회부 부장대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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