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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천히 그러나 정확히- 원종식(한국폴리텍Ⅶ대학 대학발전위원장)

  • 기사입력 : 2018-04-16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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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종식(한국폴리텍Ⅶ대학 대학발전위원장)

    한국을 다녀간 외국인들이 기억하는 한국말 두 가지는 ‘안녕’과 ‘빨리빨리’다. 우리는 6·25전쟁 후 아시아 최빈국에서 오늘날의 경제 성장을 이룩하기 위하여 숨 가쁘게 달려오며 동 시대를 함께 살다 보니 같은 가치관, 행동 양식, 기질 등이 쌓여 한국의 빨리빨리 문화가 형성된 것이라 할 수 있다.

    한국사회 특유의 빨리빨리 문화의 호불호를 단정 짓는 것은 쉽지 않다. 그것은 우리나라를 발전시킨 원동력이기도 하며 어떤 외국인 근로자는 ‘이를 배워야 자신의 조국도 발전할 수 있다’고 말하기도 하며 삼성의 경우 ‘발 빠른 추격자(fast follower)’ 전략으로 세계에서 유일하게 애플과 맞장을 뜰 수 있는 기업으로 성장한 배경이기도 하다.

    반면에 멀쩡해 보이던 백화점과 교량이 무너지는가 하면, 잊을 만하면 발생하는 대형 안전사고 등의 원인이 서둘러 하다 보니 미처 ‘제대로 하지 못한’ 빨리빨리 문화의 단점이라고 분석하기도 한다.


    필자가 기계분야 신기술 습득을 목적으로 독일에서 약 1년 반가량 생활하면서 자주 들었던 말은 ‘천천히 (Langsam)’라는 말이다. 하루는 버스정류장에 버스가 도착하자 한 아주머니가 아이의 손을 잡고 ‘천천히 천천히’라고 말하면서 승차하는 모습을 보았는데 이는 ‘버스 왔다 빨리 타자’라는 우리의 모습과 대조적이었다. 독일인이 즐겨 쓰는 말 중에 ‘천천히 그러나 정확히(Langsam aber sicher)’라는 말이 있다. 서두르다 범할 수 있는 실수와 사고를 최소화하고 완벽에 가까운 품질을 추구하는 정신이라고 생각된다. 이러한 정신은 독일 제품에도 스며 있어서 5축가공기 등 정밀가공 기계는 독일제가 국내에 가장 많이 도입되고 있다.

    우리나라가 선진국으로 진입하려면 우리 특유의 ‘빨리빨리 문화’에 독일의 ‘천천히 그러나 정확히’ 문화가 조화된 새로운 문화를 가꾸어 가야 한다. 서두름으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실수를 없애고 세계인이 인정하는 품질의 제품을 만들 수 있는 그만큼의 속력으로 나아가야 한다. 그러려면 조금은 천천히 가야 할 때다.

    원종식(한국폴리텍Ⅶ대학 대학발전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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