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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0일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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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부의 길] (1319) 제22화 거상의 나라 79

“막국수는 어떻게 하죠?”

  • 기사입력 : 2018-04-17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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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백두산은 기압이 낮아서 물이 낮은 온도에서 끓는다. 밥을 해도 설익고 라면을 끓여도 설익는다.

    “그래서 설익은 라면을 먹은 기억이 나네.”

    “맛있었어요?”

    “설익은 라면이 어떻게 맛있겠어. 비가 와서 추웠는데 국물이 시원해서 좋았어.”

    라면을 먹으면서 장사를 하기 위해 백두산 꼭대기까지 라면과 조리기구를 운반한 중국인들의 노력에 감탄했다.

    “백두산은 항상 비가 오는데 우의를 팔아.”

    “얼마예요?”

    “입구에서는 2000원… 올라갈수록 싸게 팔아. 나중에는 500원에 팔더라고.”

    중국인들은 돈이 신이었다. 압록강대교는 6·25 때 미군의 폭격으로 끊어졌다. 중국과 북한은 새로운 다리를 건설하여 화물을 실은 트럭과 기차가 오가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옛날 다리는 그대로 남아 있었다. 중국은 끊어진 다리를 깨끗하게 단장하여 관광상품으로 내놓았다. 끊어진 압록강다리에 오르려면 당시에 2000원을 내야 했는데 많은 관광객들이 돈을 내고 다리에 올라가 6·25의 상흔을 돌아보고는 했다. 북한쪽 다리는 단장을 하지 않고 그대로 방치해 흉물스러웠다.

    ‘중국인들은 돈을 벌기 위해 무엇이든지 파는구나.’

    김진호는 중국인들의 돈에 대한 관념에 감탄했다.

    기차는 덜컹거리면서 달려 춘천역에 이르렀다.

    춘천역에서 내리자 햇살이 따뜻했다. 바쁜 일이 없었기 때문에 시내 구경도 할 겸 춘천시장까지 걸어서 갔다. 연휴지만 많은 닭갈비집들이 문을 열고 있었다.

    “시장은 문을 닫았는데 닭갈비집들은 문을 열었어요.”

    시장 안에도 닭갈비집과 막국수집이 있었다. 두 가지를 함께 파는 음식점도 많았다.

    “사람들이 많네.”

    점심 때라 그런지 식당마다 사람들이 가득했다.

    “서울에서 사람들이 많이 온대요.”

    김진호는 홍인숙과 함께 식당에 들어가 닭갈비를 먹었다. 술도 한잔 마셨는데 명성에 걸맞게 닭갈비가 맛이 좋았다.

    “어때?”

    “얼큰하고 좋네요. 왜 춘천 닭갈비가 유명한지 이제야 알겠어요?”

    닭갈비를 먹고 나자 밥까지 볶아서 먹을 수 있었다.

    “막국수는 어떻게 하죠?”

    “지금 먹을 수 있겠어?”

    볶음밥까지 먹어 배가 불렀다.

    “먹을 수는 있겠지만 배가 불러서 먹을 수 없을 거예요.”

    “그럼 호수를 구경하지. 춘천은 호반의 도시잖아”

    전부터 춘천호를 구경하고 싶었다. 춘천호는 시내에서 차로 30분이나 떨어져 있었다. 그래도 춘천호까지 가는 버스가 있었다.

    글:이수광 그림:김문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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