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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두- 차상호 정치부 차장

  • 기사입력 : 2018-04-17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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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연두. 요리 에센스가 아니라 색깔 연두(軟豆). 연두색의 연두는 무슨 뜻인가? 두는 콩이고, 연(軟)은 무르다, 부드럽다, 연하다, 하늘거리다 뭐 이런 뜻이다. 그렇다면 연두는 연한 콩 혹은 말랑말랑한 콩쯤 되겠다. 다른 콩에 비해 말랑말랑한 콩은 바로 완두콩을 뜻한다. 완두콩 색깔을 떠올리면 금방 연두색이 어떤지 알 수 있다. 노랑과 녹색이 섞인 색이고, 영어로도 green yellow라고 표현한다.

    ▼영어 낱말로 다른 게 있다. chartreuse. 샤르트루즈 혹은 샤르트뢰즈라고 읽는다. 인터넷에 찾아보니 ‘세계에서 유일하게 천연 컬러로 된 리큐어의 여왕’이란다. 독일 태생의 수도사 브루노라는 사람이 처음 만들었다는데 그 재료가 샤르트뢰즈 즙이란다. 아무튼 샤르트뢰즈도 인터넷에 실물을 찾아보니 색깔이 딱 연두색이다. 동양이든 서양이든 연두색을 두고 이름을 찾는데 황록색이라든지 녹황색이라고 하지 않고 샤르트뢰즈라거나 완두콩 색깔로 표현한 것을 보면 무언가 공통점이 있는 것 같다.

    ▼완두콩 하니 또 생각난다. 완두의 완(豌)은 나라 이름이다. 완나라 사람들이 먹던 콩이 중국에 전해져서 완두라고 불렸다. 완두는 호두(胡豆) 또는 융숙(戎菽)이라고도 불렸다. 호나 융 모두 중국 사람들이 오랑캐를 지칭할 때 썼던 말이다. ‘동이-서융-남만-북적’이란 말을 들어본 적이 있을 것이다. 아무튼 완나라, 대완국은 옛 소련의 타슈켄트 지방에 있었던 나라로 한혈마로 유명했다. 삼국지에 나오는 적토마도 한혈마를 모델로 한 것이다. 그런데 완두는 원산지가 지중해 동부라는데 알렉산더 대왕까지도 이야기가 이어진다. 한혈마는 경주 천마총의 천마의 모델이 아닐까 하는 얘기도 있다.


    ▼연두로 시작해서 길어졌다. 벚꽃이 만개했을 때, 눈처럼 꽃잎이 떨어질 때도 예쁘지만 모두 지고 연두색 새 잎이 나왔을 때도 꽃잎에 못지않게 멋지다. 벚꽃터널도 아름답지만 햇살이 눈부시게 쏟아지는 신록의 터널이란. 다들 아시겠지만 신록이나 초록의 ‘록’은 쇠에 끼는 ‘녹’과 같은 말이다. 왠지 연두색과 비교하면 정감이 떨어진다.

    차상호 정치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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