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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어촌 풍경- 김명준(안전보건공단 경남지사 교육문화부장)

  • 기사입력 : 2018-04-18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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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전의 농어촌에서는 존경받는 사람들의 집은 마을의 높은 곳에 위치에 있었고, 들판은 계절에 맞추어 푸르기도 하고 때로는 앙상한 풍경을 그리기도 했지만, 지금은 예전의 모습은 사라지고 높은 곳에 위치했던 집들은 바다가 접하고 경치가 좋은 낮은 곳으로, 사계절의 변화를 느낄 수 있던 들판은 이제 비닐하우스라는 새로운 문명의 기술이 점령해 계절의 변화에 따라 다르게 느낄 수 있는 기쁨을 빼앗아 버렸다.

    필자는 지금은 농업과 어업을 병행하는 마을에서 태어난 행운을 가졌다고 생각하지만, 어릴 때는 그런 생각은 못했고 왜 이렇게 고달프게 살아야 하는 현실에 대한 불만으로 가득했고, 같이 뛰놀면서 기뻐하고 슬퍼했던 친구들과 주민들은 새로운 삶의 터전을 찾아 일자리가 있는 도시로 떠나면서 그 빈 공간은 자연스럽게 피부색과 생김새가 다른 외국인들로 채워졌다.

    고향을 방문할 때마다 과거 부모님과 이웃 주민들이 있었던 자리에 외국인 노동자들이 일하는 풍경을 보면서 우리나라가 외화를 벌기 위해 1970년대 독일로 파견되어 힘든 일과 차별을 감내해야만 했던 파독 간호사들을 떠올리게 되고, 지금처럼 통신기술도 발전하지 못한 상황에서 생사 확인도 쉽지 않았던 타국에서 많은 두려움과 육체적 고통 속에서 생활했을 것이다. 어쩌면 빠르게 변하는 농어촌이 세계화의 물결을 가장 일찍 경험하는 곳일 것이다.

    과거 우리나라가 외국으로부터 원조를 받아 성장했던 시절을 상기하면서 이제 외국인 노동자들에게 베풀어야 한다. 국내 노동자도 일자리가 없고 먹고살기 힘든 상황인데 무슨 사치스런 이야기를 하느냐고 반문할 수도 있을 것이다.



    우리는 현실을 똑바로 직시해야 한다. 한국인은 스스로 농어촌을 기피했지만 외국인들은 피할 수 없는 길을 선택했고, 직업에 수반되는 위험성도 감내해야 하고, 노동자들의 안전성 확보를 위한 산업재해 예방활동으로부터 소외되어 다른 업종에 비해 일하다가 다치거나 사망할 확률이 높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이제 우리는 외국인 노동자로의 접근에서 탈피하여 똑같은 인간으로 보아야 할 것이다.

    김명준 (안전보건공단 경남지사 교육문화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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