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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산정책과 교육비- 김재익(남해하동본부장·국장)

  • 기사입력 : 2018-04-19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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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해군 상주면은 지난해 출생아 수가 단 한 명이었다. 남자아이 한 명이 태어나지 않았다면 상주면은 1년 동안 신생아 울음소리를 전혀 듣지 못할 수도 있었다. 하동군 양보면은 지난해 출생아 수가 3명에 불과했다. 농촌인구 감소로 1년 내내 갓난아이 울음소리를 들을 수 없는 지역도 많으니 1명이나 3명은 그리 놀랄 일이 아닌 현실이 됐다. 이미 오래전 초고령사회로 진입한 남해군과 하동군은 출생 인구에 비해 사망 인구가 4~5배에 이르다 보니 인구절벽이 가파르게 진행될 수밖에 없다.

    농촌지역에서 출생아 수가 많지 않은 이유를 들자면 한두 가지가 아니다. 고령화로 젊은 세대가 없기도 하지만 출산이 불편한 의료 환경도 한몫한다. 하동군의 경우 산부인과는 있지만 ‘분만 산부인과’는 없었다. 그동안 산모들은 인근 진주시나 광양시로 원정출산을 떠나야 했다. 정부 지원으로 이달 중 하동에 분만시설을 갖춘 산부인과가 진료를 시작한다. 인구 늘리기라면 그 어떤 어려운 일도 마다하지 않는 지자체의 노력의 결과이다.

    지자체에 있어서 인구는 곧 ‘힘’이다. 인구는 중앙정부가 지자체에 내려주는 교부세를 산정하는 중요한 잣대이다. 인구는 지자체의 재정을 풍요롭게 하면서 행정조직 규모를 결정하는 기준이기도 하다. 적정인구 유지는 지자체의 과제이기도 하지만, 지속적인 국가발전을 위해서도 중요한 문제이다. 정부는 2010년 이후 저출산대책으로 무려 120조원을 쏟아부었다. 그럼에도 출산정책 성적표는 초라하기 짝이 없다. 지난달 통계청이 발표한 우리나라의 지난해 합계출산율은 1.05명에 불과했다.

    출산율이 올라가지 않는 것은 최근 한 통계를 보면서 미뤄 짐작할 수 있다. 한국은행은 지난해 가계 국내 교육비 지출이 40조9372억원으로 전년보다 1조973억원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문제는 학생 수가 늘어난다면 교육비가 증가하는 것이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받아들일 수 있겠지만 저출산으로 학생 수가 줄어드는데도 오히려 교육비는 증가한다는 점이다. 자녀들의 과도한 교육비 부담은 출산을 꺼리게 하는 큰 요인이다.



    우리나라는 지금까지 저출산 대책에 막대한 예산을 투입하면서 주로 육아나 주거, 취업과 같은 외형적인 환경 조성에 초점을 맞춰 왔다. 출산이나 육아 부담을 덜어주고 안정된 직장생활이 가능하다면 어느 정도 출산율 증가로 이어지게 된다. 그러나 높은 출산율을 기대한다면 출산, 육아를 넘어 교육까지도 걱정없는 교육정책이 마련돼야 한다. 단순한 출산 여건 조성이 아닌 사회경제 구조 측면에서 종합적인 출산 분위기 조성이 필요하다.

    프랑스는 출산장려정책과 관련해 앞선 나라이다. 합계출산율이 1.92명으로 저출산으로 고민하는 유럽 국가 가운데 최고 수준이다. 우리나라보다 출산율이 높은 독일 일본 등 국가들이 출산정책을 배우기 위해 프랑스로 찾아갔다. 프랑스의 출산정책을 간단히 요약하자면 ‘아이가 태어나면 출산, 육아, 교육까지 모두 국가가 책임진다’는 것이다.

    출산율이 높아지려면 먼저 국민이 아이를 낳을 마음을 편하게 가질 수 있도록 행복해져야 한다. 국민들의 개인 삶 만족도가 높아질 때 아이를 낳고 싶은 나라가 된다. 출산과 육아에 약간의 금전적인 지원과 배려보다는 인구 늘리기의 발목을 잡는 비정상적인 교육 현장을 과감히 수술해야 한다. 숱한 실패를 거듭한 출산정책이 지금부터라도 방향을 제대로 설정해야 한다.

    김재익 (남해하동본부장·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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