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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뉴스] 굿바이, 창동 명곡사

  • 기사입력 : 2018-04-19 17:2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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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는 요즘 긴 이별을 준비하는 중입니다.
     
    추억이 담긴 물건들을 정리하고
    정들었던 사람들과도 작별 인사를 나누고 있죠.
     
    1972년 4월부터 2018년 4월까지 꼬박 46년,
    창동 한복판에서 배경음악처럼 자리를 지켰던
    제 이름은 <명곡사> 입니다.
     
    처음에는 LP 판매점으로 시작해 이후 CD와 테이프를 팔았죠.
    사람들은 저를 <음반 판매점>이라고 불렀습니다.
     
    사람들은 여기서 음악을 듣고 보고 샀습니다.
    1990년대에는 정말 많은 사람들이 찾아왔습니다.
    인기가수의 새 음반이 나오는 날에는 사람들이 줄을 서기도 했고,
    악보 하나로도 가수를 만난 듯 행복해 하던 학생들도 있었습니다.
     
    "고등학교 때 박남정과 조용필, 소방차 음반을 사러 왔고 지금까지도 가끔 들렀다."
    "좋아하는 곡만 한 테이프에 담아듣고 싶어 17곡 정도 목록을 써서 2000원을 내고 손꼽아 기다렸던 것이 생각난다"
    -황혜영(45·창원시 성산구 신촌동)씨-
     
    저를 찾던 사람들의 발길은 서서히 그러나 눈에 띄게 줄었습니다.
    2000년대 중반부터, 그러니깐 음악의 실물인 음반이 사라지면서부터죠.
    사람들은 인터넷으로 음악을 듣고 보고 사기 시작했습니다.
     
    전국 곳곳의 음반매장들이 문을 닫기 시작했죠.
    경남지역 128곳이었던 음반매장은 이제 10곳도 남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저는 경남에서 가장 오래된 음반 판매점이 됐습니다.
     
    2010년부터 매년 적자였지만
    저와 39년을 함께 했던 홍영식(64) 대표는
    명곡사 덕분에 결혼도 하고 가족들을 부양했다며 지금까지 버텨줬습니다.
     
    하지만 이제 더 이상은 힘들 것 같습니다.
    폐점 세일을 내걸고 마지막 판매를 시작한 지 한 달,
    이제 남은 것은 CD 1300여 장, 테이프 800여 장, LP 600여 장입니다.
     
    반세기 몸 담았던 공간을 비우면서
    저에겐 한 가지 바람이 있습니다.
     
    음악을 손에 쥘 수 있었던 시절,
    그 시대를 공유한 사람들만이 알 수 있는 낭만,
    그런 것들을 곱씹을 때 저를 함께 기억해 주면 참 좋을 것 같습니다.
    오랫동안 창동의 배경음악처럼 자리를 지키고 있었던 가게,
    그리고 그 가게 안의 사장님이 참 친절했는데, 하고 함께 떠올려 주면 더 고맙겠습니다.
     
    누군가의 인생 속 음악 한 소절일 명곡 레코드의 마지막 인사입니다.
    굿바이, 명곡 레코드

    <관련기사: 사라져가는 음반가게… 추억 하나가 또 사라진다>

    <경남에 남아 있는 음반가게들>
    ▲길벗레코드= 명곡사와 함께 창동에서 34년째 묵묵히 자리를 지키고 음반판매점이다. 창원시 마산합포구 창동 46. 전화번호 055-243-4440.
    ▲서울레코드= 1975년 문을 연 진주 레코드 가게. 5년 전 한 번 이사를 한 뒤 여전히 영업을 하고 있다. 진주시 남강로 721. 전화번호 055-741-5359.
    ▲동서레코드= 창원시 마산합포구 산호동 202-4. 전화번호 055-241-2466.
    ▲대명레코드= 창원시 마산회원구 회원1동 62-63. 전화번호 055-243-9018.

    조고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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