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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과 환경 시즌2] (13) 따오기 복원 10년

따오기 예전처럼 자연에서 살아갈 수 있을까
사라졌던 천연기념물 따오기
2008년 중국서 한 쌍 들여와

  • 기사입력 : 2018-04-19 2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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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남에서 람사르총회가 개최된 지 꼭 10년이 됐다. 우리나라에 앞서 지난 2006년 람사르총회를 개최했던 일본 홋카이도의 소도시 쿠시로에 취재를 갔다. 총회 개최 전후 무엇이 어떻게 달라졌는지, 어떻게 준비했는지 등을 보고 싶어서였다.

    어마어마한 규모의 쿠시로습원공원 곳곳을 둘러보고 여러 사람을 만났지만 12년이 지난 지금도 생생히 기억나는 이가 있다. 쿠시로는 람사르총회가 열린 습지의 보고였지만 두루미의 도시이기도 하다. ‘학’이라고 불린 두루미는 철원을 제외하고는 쉽게 볼 수 없는 새다.

    아무튼 쿠시로에서 두루미견학장을 운영하는 할머니를 만났다. 와타나베 토메 할머니. 당시 나이로 여든여섯이었다. 할머니는 40년 넘게 두루미들에게 안식처를 제공하고 먹이를 주고 있었다. 인간에 대한 경계가 심할 텐데 할머니네를 찾는 두루미는 경계심이 덜했던 기억이 난다.

    무엇보다 할머니가 했던 말이 맴돈다. “같이 살아가는 거지 뭐.” 인간과 환경이 공존하는 것, 우리가 추구하는 바로 그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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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창녕군 유어면 세진리 우포따오기복원센터의 김성진 박사가 알을 품고 있는 따오기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김승권 기자/


    ◆2008년 10월 17일= 이날은 중국 섬서성 양현에서 따오기 한 쌍을 들여온 날이다. 룽팅과 양저우. 그때로부터 10년이 흘렀다.

    익히 알고 있는 따오기 노래 ‘보일 듯이~ 보일 듯이~ 보이지 않는~’. 노래로까지 전해져 올 만큼 따오기는 우리에게 익숙한 새였다.

    그러나 10년 전 중국에서 따오기 한 쌍을 들여오기 전까지 우리 땅에서 따오기는 사라졌다. 천연기념물 제198호이자 멸종위기종 2급으로 지정된 따오기.

    2013년에 다시 같은 곳에서 따오기 한 쌍을 더 들여왔다.

    그렇게 10년이 흘렀고 중국에서 들여온 4마리가 번식과 증식을 거쳐 지금은 313마리로 늘어났다. 암컷 157마리와 수컷 156마리다.

    ◆자연의 품으로= 창녕군 유어면 우포늪과 맞닿아 있는 곳에 우포따오기복원센터가 있다. 이곳에서는 곧 야생으로 돌려보낼 따오기들을 위한 훈련이 한창이다.

    중국에서 따오기를 들여온 지 꼭 10년 만인 올해 자연방사를 앞두고 있다. 상반기 중에는 우포 하늘을 나는 따오기를 만날 수 있을지도 모른다.

    2년생 이상의 성조와 1년생의 유조, 암컷과 수컷 등 건강한 따오기 25마리를 대상으로 별도로 마련된 ‘방사장’에서 비행과 사냥, 사회성 훈련, 대인과 대물(농기계·자동차 등) 적응훈련이 진행되고 있다.

    우경호 따오기서식지 담당팀장은 “25마리 중에서 최종적으로 20마리를 야생으로 방사할 계획이다”며 “방사장은 우포늪과 맞닿아 있기 때문에 당분간은 방사장 문을 열어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우 팀장은 “멸종위기종인데다 천연기념물이기 때문에 우리 창녕군만의 의지로 할 수는 없다”며 “경남도는 물론이고 환경부와 문화재청과도 협의를 거쳐 야생방사 계획을 세우고 추진하고 있다”고 전했다.

    따오기복원센터에 취재를 간 지난 18일에는 우포늪 주변에서 대대적인 환경정화 활동이 펼쳐졌다. 자연방사를 앞두고 쓰레기를 치우고 따오기가 야생에서 살아가는데 조금이라도 나은 환경을 만들어주기 위한 일이었다.

    ◆한중일 우호의 상징= 따오기 한 쌍을 들여와 300마리 넘게 증식에 성공한 것만 해도 대단한 성과다. 그도 그럴 것이 당시 우리에겐 따오기 서식환경이나 생태에 대한 정보도 절대 부족했고, 어떻게 알을 낳게 하고 키워야 할지 막막했을 것이다.

    우리에 앞서 따오기 복원에 성공하고 자연방사에 성공한 나라가 바로 중국과 일본이다. 일본은 200마리 넘게 자연으로 방사했고, 중국은 야생에 방사한 개체 수만 3000마리가 넘는다.

    들여온 것부터 복원에 성공한 현재까지 적어도 따오기에 대해서만큼 한중일의 교류와 우호는 컸다.

    ◆따오기복원 프로젝트= 2008년부터 지금까지 따오기를 복원하기 위한 단계적 프로그램이 진행 중이다.

    1단계로 종 도입을 위한 중국·일본과의 우호협력체계를 구축했고 현재도 이어지고 있다. 2단계로 종 복원을 위한 시설 건립이다. 현재 우포따오기 복원센터에는 연구관리동, 검역동, 번식케이지, 관람케이지, 부화 및 육추동, 유사따오기케이지, 방사장 등을 갖추고 있다. 2008년부터 2015년까지 진행됐다.

    따오기복원센터는 아무나 출입할 수 없다. 환경에 악영향을 미치는 모든 요소는 없애거나 줄인다. 차량도 진입하지 못한다. 센터 내에는 전기차만 다닐 수 있고 대부분은 도보로 이동한다.

    AI가 발생했을 때에는 그야말로 비상이 걸려서 직원들이 집에도 가지 못하고 센터에서 갇혀 지내기도 했다.

    수많은 실패와 시행착오가 있었기에 야생방사를 목전에 둘 수 있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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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창녕군 우포따오기복원센터 관람케이지에서 1년 정도 자란 따오기들이 무리지어 있다./경남신문DB/


    ◆따오기가 살기 좋은 곳= 따오기복원센터에서 근무하는 김성진 박사는 따오기를 ‘우산종(umbrella species)’이라고 표현한다. 종의 보전을 통해 동일 서식지에 서식하는 여러 종과 개체들을 동시에 보전할 수 있는 종을 뜻한다.



    따오기는 육식이다. 미꾸라지 등을 잡아먹는다. 그래서 주로 물이 많은 논이나 하천 주변에서 먹이활동을 한다. 둥지는 커다란 나무에 짓는다.

    따오기가 자취를 감춘 것은 인간의 무분별한 포획 때문이기도 하고 농약 사용으로 논이나 하천에서 더 이상 먹이를 찾을 수 없게 됐기 때문이기도 하다.

    김 박사는 “따오기가 산다는 것은 그 주변의 수생태계가 그만큼 건강하다는 뜻”이라며 “서식지를 파괴하는 것도 반대로 서식지를 보호하는 것도 사람”이라고 말했다.

    일본 따오기의 경우 지난 2008년부터 매년 야생방사를 실시하고 있는데 생존율은 51.2% 수준이다.

    따오기 야생방사에 대비해 우포늪 주변 서식환경을 조사하고 컨설팅을 위해 우리나라를 찾았던 세키시마 쓰네요 니가타대학 교수는 “방사된 따오기가 자연으로 정착하는 데 성공의 관건은 서식지의 지속적인 관리 노력은 물론이고 주민들의 적극적인 관심과 협조 그리고 보호 노력”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진행률 40%= 지난 10년간 300마리 가까이 증식에 성공했고 곧 야생방사를 앞두고 있지만 전체 복원 계획으로 따지면 현재 단계는 40% 수준이다.

    완벽한 복원이란 따오기가 멸종되기 전 인간과 따오기가 공존했던 환경이다. 따오기복원센터 외벽에는 사진이 붙어 있다. 우포늪에 한 주민이 쪽배를 타고 있고 그 주변에 따오기가 자리 잡고 있다. 지금은 ‘합성’이지만 ‘실제’가 되게 하는 것이 복원의 최종 목표인 셈이다.

    논이나 하천에서 먹이를 잡으니 우포늪 주변 농경지에 친환경농법을 시행하도록 권장하는 것도 일이다. 그렇다고 강제할 수도 없다. 인간과 환경이 공존하는 길을 찾는 것도, 지속하는 것도 어려운 일이다.

    김성진 박사는 “일본에서는 지금 야생방사한 따오기가 주민에게 피해를 줄 수 있다고 솔직히 인정하고 양해를 구한다”며 “공존을 위해 양보하는 것을 배우고 실천하는 것도 종 복원의 과정”이라고 말했다.

    차상호 기자 cha83@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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