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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의 강인함- 강현욱(산림조합중앙회 부울경본부 차장)

  • 기사입력 : 2018-04-20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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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나라에도 수령이 약 600년으로 추정되는 천연기념물 제103호 정이품송이 있지만 미국 캘리포니아 동부에 있는 소나무 ‘므두셀라’는 수령이 약 4800살로 세계에서 가장 나이가 많다. 이렇듯 수천 년의 생명력을 자랑하는 나무. ‘만물은 자연으로부터’라는 단어가 오롯이 담겨져 있다.

    나무는 한 알의 씨앗에서 시작된다. 그러나 모든 씨앗이 나무가 되는 것은 아니다. 씨앗은 싹을 틔우기 전까지 짧게는 일 년, 길게는 백 년을 기약 없이 기다리기도 한다. 실제로 중국에서는 땅에 묻힌 연꽃 씨앗이 무려 2000년을 기다려 꽃을 피우기도 했다는 내용도 본 것 같다. 나무는 수분, 온도, 빛 등 여러 주변 환경 조건이 들어맞아야 싹을 틔울 수 있다. 그러나 모두가 똑같지는 않듯이 그 순간이 영영 오지 않을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포기하지 않고 기다린 씨앗이 있기에 우리의 울창한 숲이 탄생되는 것일 것이다.

    싹을 틔우기 위해서는 첫 뿌리의 도전이 시작된다. 그러기 위하여 씨앗은 첫 뿌리를 뻗는 데 모든 영양분을 다 쓴다. 그야말로 전부를 건 도전일 것이다. 뿌리를 잘 내리면 주근, 세근 등 곧고, 길고, 단단한 뿌리로 자라 땅속 돌도 깰 만큼 강해진다. 행여나 나무가 통째로 잘려 나가는 경우가 있더라도 잘 내린 뿌리 하나만 있으면 맹아 등으로 보란 듯이 다시 자란다.

    이후 뿌리를 내린 나무는 위로 자라는 데 전념한다. 그러면서 숱한 역경을 마주친다. 나무의 모든 것을 내어주어 많은 생물들을 상대하고, 비바람, 천둥, 번개 등을 견뎌 내야 한다. 그 흉터는 자라면서 고스란히 나이테로 남는다.

    나무는 미리 겨울날 채비를 한다. 세포 속의 물은 바깥으로 흘려보내고 남은 물질은 농축시켜 추위에 얼지 않도록 하고, 고로쇠나무처럼 혹한 겨울이 지나갈 즈음 수액을 내어주기도 한다. 간혹 기온이 들쭉날쭉해 예년보다 따뜻하거나 추울 때도 있다. 나무는 계절을 아는 것일까? 나무는 태양 빛의 변화로 계절을 감지한다고 한다. 싹을 틔우고 나무로서의 생명을 다할 때까지 일생을 한자리만 묵묵히 지키며 살아가는 나무, 그 모습 속에는 숱한 고비를 넘기고 또 남은 강인함이 숨겨져 있는 것 같다.

    강현욱 (산림조합중앙회 부울경본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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