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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3월 29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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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부의 길] (1323) 제22화 거상의 나라 83

“시간을 딱 맞췄네”

  • 기사입력 : 2018-04-23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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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언론사에 근무했기 때문에 서로의 형편에 대해서 잘 알고 있는 것이다.

    북경신문사 광고국장은 이름이 강문중으로 40대 중반이었다. 머리는 짧고 몸은 짜리몽땅했다.

    “오늘은 비용을 좀 알아보려고 왔습니다.”

    신문에 광고를 낼 때 몇 부를 발행하는지, 어떤 독자들이 읽는 신문인지 파악하는 것이 중요했다.

    “광고는 몇 회에 걸쳐 할 생각입니까?”

    “4, 5회 할 생각입니다.”

    김진호는 의류사업 체인점에 대한 광고라고 설명을 하고, 광고의 크기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했다.

    “그럼 저희 신문사에 맡겨주십시오. 광고를 서비스로 한 번 더 실어주고 박스 기사도 내드리겠습니다.”

    강문중이 적극적으로 나왔다. 기사는 원칙적으로 기자들이 필요에 따라 써야 한다. 그러나 이제는 광고를 수주하기 위해 기사를 쓰는 경우도 적지 않다.

    “그럼 가격표를 제시해 주고 얼마의 비용으로 광고를 할 수 있는지 말씀해 주십시오.”

    “예.”

    강문중이 가격표를 제시했다. 그 신문사의 광고비는 전면광고 5회로 예정했을 때 한화로 약 1억원 정도 되었다. 그러나 20% 정도는 할인할 수 있다. 중국의 신문사들도 광고 때문에 혈안이 되어 있었다.

    ‘광고비가 막대하게 들어가겠네.’

    1억원에서 20%를 할인한다고 해도 8000만원이나 들어간다. 김진호는 신문사에서 나왔다. 다른 신문사도 들러서 광고비를 알아보자 퇴근시간이 되고 있었다. 등려화의 집으로 간다고 해도 30분 정도 여유가 있었다. 백화점에 들러 속옷 세트를 사서 포장했다. 와인도 한 병 샀다. 산사에게는 늦을 것이라고 문자를 보냈다.

    ‘등려화가 좋아할까?’

    알 수 없는 일이다. 봄이 가까워지면서 해가 길어지고 있다. 등려화의 집에 도착한 것은 어둠이 내리고 있을 때였다.

    “시간을 딱 맞췄네.”

    등려화가 현관문을 열어주면서 반가워했다.

    “선물.”

    속옷 상자를 등려화에게 건네주었다.

    “고마워요.”

    등려화가 김진호를 포옹했다. 김진호는 등려화의 입술에 키스했다.

    “속옷이에요? 그러잖아도 속옷이 필요했는데.”

    등려화가 선물상자를 뜯어보면서 즐거워했다.

    “술도 사오고.”

    와인도 등려화의 마음에 드는 모양이다.

    “즐거운 시간을 가져야지.”

    김진호는 거실로 들어가 소파에 앉았다.

    글:이수광 그림:김문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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