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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촉석루] 전후세대와 자식세대- 원종식(한국폴리텍Ⅶ대학 대학발전위원장)

  • 기사입력 : 2018-04-30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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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25전쟁 직후 태어난 세대들은 국민학교 시절 무료 급식 빵을 배급받았던 기억이 있다. 국제 원조구호기구로부터 원조된 곡물로 만든 빵이었으며 1966년부터 약 2년 반 동안은 아동의 체력 향상을 위해 전체 국민학교 학생의 절반 이상이 무료급식을 받기도 했었다.

    그로부터 어언 65년이 지난 오늘날 한국의 경제규모는 세계 11위로 실로 눈부신 발전을 이룩했다. 그 이면에는 무료급식 빵을 먹고 자랐던 전후세대의 부지런함이 있었다. 아마도 그 부지런함은 자식을 위해 자신을 희생했던 부모님의 삶에 대한 고맙고 미안한 마음에서 비롯된 것일지도 모른다. 마산수출자유지역, 구로공단 등에서 근로했던 대부분의 노동자들은 하루 평균 11시간 이상 일했고 주말과 공휴일에도 일하는 것이 다반사였다.

    돌이켜보건대 전후세대들의 삶은 많은 기회와 성취로 보람은 있었지만 행복지수가 높진 않았던 삶이 아닌가 생각된다. 가정 형편상 대학 진학을 포기했었고, 일에 파묻혀 자식들과 함께한 시간이 적었고, 취미나 여가를 즐길 틈도 없었다. 최근 전후세대들이 은퇴를 앞뒤로 색소폰, 하모니카, 서예, 장구, 부부여행 등을 시작함은 잃어버렸던 자신의 시간을 찾으려는 것은 아닐까.

    우리나라가 이룩한 경제 성장은 가히 눈부시다고 할 수 있지만 한국의 빈부 격차는 세계 2위로서 100만원을 벌면 한 사람이 50만원을 갖고 아홉 사람이 나머지를 나눠 갖는다. 한국의 고학력 청년실업률은 OECD 1위이며, 연평균 근로시간은 OECD 평균보다 하루 1시간 36분 이상 더 일하고 있다. 한국의 부동산 가격은 미국과 일본보다 높은 수준인 반면에 GDP는 일본과 미국의 절반 수준이니 집을 마련하는 데 허덕인다. 이러한 문제들을 해결해야 비로소 선진국이라 할 수 있다.

    우리 자식세대는 너무 일만 하고 살지 않았으면 좋겠다. 골고루 잘 살고, 집 마련하는 데 너무 고생하지 않고, 적성에 맞는 전공을 선택해 즐거이 일하며, 국민의 행복지수가 높은 선진국에서 살면 좋겠다. 전후세대가 오늘의 우리나라를 이룬 것처럼 자식세대가 선진국으로 가꾸어 갈 것이라고 믿는다.

    원종식 (한국폴리텍Ⅶ대학 대학발전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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