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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선생님에게 자존심을- 허만복(경남교육삼락회장)

  • 기사입력 : 2018-05-02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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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선생님은 일반적으로 박식하며 성품도 좋고 어질다고 해 많은 사람들의 존경을 받고 있다.

    예로부터 우리 조상들은 선비사상이 몸에 배어 스승을 존경하는 마음이 자리 잡고 있어 스승의 그림자도 밟지 않았다고 한다. 요즘 선생님들의 사기가 저하되고 교육을 파는 ‘꾼’처럼 폄하된 많은 요인 중 몇 년 전부터 시행되고 있는 김영란법의 적용이 학교와 선생님들을 싸잡아 어깨의 힘을 빼더니, 그리고 교원평가가 선생님들의 자존심이나 존경심마저 추락시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IMF 직후 교육계의 정년 단축 및 경제 혼란으로 선생님들의 사회도 무질서했다. 2004년 2월에 학교교육 정상화 촉진대회에서 선생님들의 자질이 공교육의 바로미터라고 규정하고, 선생님들도 스스로 노력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며 교육부가 선생님들의 자존심은 생각지 않고 교원평가 도입 의지를 밝히자 교육계는 물론 온 국민들의 촉각을 곤두세우게 했다.

    일반 기업체에서는 고객의 평가가 다른 어떤 평가보다 매우 중요하게 다뤄지고 있다. 그러나 교육에서 학생이나 학부모가 고객으로 인식되거나 이들의 반응이 교육의 성과를 가늠하는 중요한 자료로 작용하는 것은 교육을 경제논리로 해결하려는 정책과 별다른 내용이 없다고 할 수 있다. 교육에 있어 학생의 학습권은 교원의 교권 못지않게 존중돼야 한다. 따라서 친권자로서의 학부모도 당연히 교육의 중요한 권리자에 속한다.

    선생님들은 교육학 및 전공과목을 전공해 임용 및 서열고사를 거쳐 국가로부터 자격과 임무를 부여받고, 자신의 경험과 전문적 지식을 바탕으로 교육적 판단을 내리고 활동하는 사람이다. 물론 학생이나 학부모가 요구하는 전문성과 선생님들이 가진 전문성 간에는 차이가 있겠지만, 선생님이라고 해 전지전능한 사람이 아님을 인정한다면, 자칫 학생·학부모에 평가권 부여는 선생님의 전문성을 부인하는 데서 기인하는 것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기 때문에 신중해야 할 것이다. 그러나 선생님들의 교육활동 핵심 대상이 학생이며 학생들이 교육활동을 가장 잘 평가할 수 있는 위치에 있으므로 선생님들의 거부감을 극복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간접적인 평가로 도입할 필요성은 있다고 본다.

    학교에 대한 학부모들의 요구도 나날이 높아져 15년 전에 만들어진 선생님들에 대한 평가도 미래교육의 큰 틀에서 내용과 방법적인 측면에서 재고의 필요성이 있다.

    얼마 전 교육부총리가 교원평가의 새로운 계기를 마련하겠다고 언급했듯이 진정한 선생님의 평가는 선생님들의 자존심과 능력을 향상시킬 수 있다. 교육계의 큰 이슈인 저하된 선생님들의 사기와 교원 평가는 선생님들이 자존심과 존경심을 가질 수 있도록 현실에 입각한 제도의 개선을 기대해 본다.

    허만복 (경남교육삼락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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