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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3월 29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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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부의 길] (1331) 제23화 대륙의 사람들 ①

‘중국은 인맥이 있어야 돼’

  • 기사입력 : 2018-05-03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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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이호씨는 인터넷 쇼핑몰을 잘 알죠? 쇼핑몰 프로그램도 만들어 봤어요?”

    “예. 해봤습니다.”

    “우리 회사도 인터넷에서 제품을 팔고 싶은데 어떻게 생각해요?”

    “사장님, 어떻게 파실 생각입니까?”

    “우선 북경 일대에 팔고 다음에 중국 전역에 팔 생각입니다.”

    유이호가 고개를 끄덕거렸다. 유이호를 채용할 때 한 시간 동안이나 면담을 했었다. 그가 인터넷에 밝아 고객관리에 효과적일 것이라고 판단하여 채용한 것이다. 지금은 고객관리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물류시스템 구축까지 그가 할 일은 적지 않을 것이다.

    “사장님께서도 아시겠지만 중국은 지역이 광대합니다. 쇼핑몰은 배달이 핵심 포인트가 되는데 각 성마다 창고가 있어야 합니다.”

    중국은 광대하여 배달하기 어려운 지역이 많다. 배달에 일주일 이상이 걸리면 인터넷의 장점이 사라진다. 이 문제는 배달회사와 계약을 체결하고 의논해야 한다.

    “그러니 우선 북경과 하북성 일대만 하지요.”

    “어떤 방법으로 합니까?”

    “예를 들어 티셔츠를 유형, 색깔별로 지정하여 1000벌을 한도로 파는 거지요. 제품을 다 팔면 다른 제품을 또 올리고.”

    판매량 숫자를 미리 정해 놓고 인터넷에 올리면 얼마나 주문이 들어올지 걱정할 필요가 없는 것이다.

    “유이호씨가 그런 취지로 준비해 봐요.”

    김진호는 유이호에게 인터넷 쇼핑몰을 맡긴 뒤에 그의 인사기록 카드를 살폈다. 그는 뜻밖에 북경대학을 졸업한 인텔리였다. 다만 그의 부모가 농민공 출신이라 인맥이 없었기 때문에 좋은 관직에 진출할 수 없었다.

    ‘중국은 인맥이 있어야 돼.’

    가장 좋은 인맥은 혈연이다. 중국은 태자당(太子黨)이 유명하다. 당, 정, 군의 자제들이 고위직에 진출한다. 유이호는 한직에서 관직 생활을 시작했으나 이에 불만을 품고 태자당을 비난하는 글을 인터넷에 올렸다가 해직되었다.

    ‘농민공 출신이니까 부에 관심이 많을 것이다.’

    나이는 이미 36세였다.

    ‘유이호를 우리 회사의 기둥으로 내세울 만하군.’

    등려화와 유이호가 쌍두마차가 되어 이끌고 장위가 그들을 지휘하면 중국 시장에서 거칠 것이 없을 것이다.

    김진호는 물류창고와 배달회사를 섭외하는 문제를 심경일에게 맡겼다. 심경일은 북경의 남성의류 판매업체에서 영업을 했으나 회사가 부도가 나는 바람에 실직 상태에 있다가 유이호의 추천으로 들어왔다. 짜리몽땅하지만 인상이 서글서글한 40대 초반의 사내였다.

    “배달회사와 물류창고 좀 알아봐요. 우리 제품 인터넷으로 주문받아 배달해야 돼요. 계약은 나중에 하고 일단 비용 문제부터 파악해 봐요.”

    “예.”

    김진호는 제품 배달료를 상세하게 조사하라고 지시했다.

    글:이수광 그림:김문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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