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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0일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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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묻지마 폭행에 노출된 119 구급대원들

  • 기사입력 : 2018-05-04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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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화재 진압이나 인명 구조 등 긴급·응급상황에서 가장 먼저 찾는 사람은 119 구급대원이다. 국민의 생명을 지키는 최후의 보루인 구급대원들이 몰지각한 이들의 폭언·폭행으로 인해 심각한 위기에 봉착했다. 국민의 안전과 생명을 지키기 위해 긴급히 출동한 구급대원이 오히려 생명의 위협을 받고 있는 것이다. 전북 익산에서 신고를 받고 출동 나갔다가 폭행피해를 입은 여성 119 구급대원이 끝내 숨졌다. 국민적 공분을 사는 가운데 해마다 경남에서도 구급대원 폭행이 끊이지 않고 있다고 한다. 국회에 제출된 소방청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12년부터 6년4개월간 구조·구급업무 중 폭행피해를 당한 도내 사례가 51건에 달했다. 수많은 생명을 지키는 파수꾼인 구급대원들에 대한 폭행이 심각한 수준이란 현실에 착잡함을 금할 수 없다.

    구급대원들에게 쏟아내는 폭언과 난폭한 행동은 그 어떤 이유로도 정당화될 수 없다. 하지만 구급대원들은 항시 폭언이나 폭행 위협에 노출되어 있다. 지난 2월과 지난달 8일 양산과 진주에서 응급환자로부터 어처구니없는 폭력에 피해를 입었다고 한다. 구급대원들의 업무수행 지장은 물론 사기 저하 등 심각한 상황으로 치닫는 양상이다. 특히 폭행피해 실태를 보면 음주행패로 인한 주폭(주취폭력)이 주류를 차지한다. 술에 취해 구급대원에게 묻지마식 폭언과 때리는 일이 반복되고 있다. 하지만 그동안 처벌은 무거운 법 집행이 아닌 솜방망이 처벌로 일관됐다. 얼마나 답답했으면 구급대원들이 “화재보다 취객이 더 무섭다”고 할 정도인가.

    출동 업무가 아무리 위험해도 참을 수 있지만 폭언·폭행은 이들에게 엄청난 트라우마를 안겨준다. 그 피해도 고스란히 우리들에게 돌아감을 주시해야 한다. 박봉과 열악한 환경에서도 불철주야 헌신하는 이들의 안전에 대한 대책이 절실한 이유다. 소방공무원들이 그 어떤 분야보다 존경받는 우리 사회의 노력과 공감대부터 시작해야 한다. “119구급대원을 폭행하면 누가 당신을 구합니까?” 구급대원 폭행을 방지하기 위해 홍보용으로 제작했던 포스터 문구가 새삼 가슴을 저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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