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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4일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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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도교육청 ‘놀면서 공부하는 학교’ 활성화 나선다

‘어린이 놀 권리 보장’ 관련 조례 제정
블록타임·방과 후 놀이시간 등 보장
놀이공간 마련·놀이문화 연구 지원

  • 기사입력 : 2018-05-07 2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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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학교 수업을 마치고 서너 개의 학원을 돌고나서 저녁 늦게 파김치가 돼 집으로 돌아오는 것이 요즘 초등학생들의 일상이다.

    한국의 어린이는 하루 평균 실외 놀이활동 시간이 34분이고, 미국의 어린이는 119분이다. ‘아이들은 멍들 권리가 있다’는 영국 속담처럼 아이들이 맘껏 뛰어놀며 살아가도록 하는 것은 남의 나라 이야기다. 유엔 아동권리위원회는 최근 대한민국에 “어린이들의 여가 및 문화, 오락 활동에 대한 권리를 보장하라”고 권고까지 했다. 이런 가운데 경남도교육청은 경남지역 아이들의 놀 권리를 보장하기 위해 조례를 제정하는 등 어린이 놀이문화 활성화를 추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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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해 관동초등학교에서 시행 중인 놀이 프로그램 중 박수놀이. /관동초/


    ◆놀면서 공부하는 학교 문화 활성화= 경남도교육청은 지난해 11월 어린이 놀 권리 보장에 관한 조례를 제정하고, 올해부터는 ‘놀이-책-밥’ 운영 시간과 놀이공간 확보로 놀이와 교육이 하나 되는 학교문화를 만들어 내는 데 주력하고 있다.

    특히 놀이정책을 체계화하고 아예 교육과정으로 학교 놀이문화가 정착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에 따라 1, 2교시를 블록타임 등 탄력적으로 교육과정을 운영해 중간놀이 시간을 20~30분 보장하고, 점심시간을 충분하게 줘 50~60분간 휴식과 놀이시간을 보장하도록 추진하고 있다. 등교 후 1교시 수업 전에 아침놀이 시간을 10~40분 보장하고, 수업을 마친 후 하교 때까지 방과 후 놀이시간을 40분 보장하도록 했다.

    학교운동장에서 다양한 놀이를 할 수 있도록 놀이 중심 공간으로 재구성하고, 학교 내 빈 공간에 전래놀이 도구나 운동기구 등 놀이 소재를 배치하도록 했다. 또 학생들이 더 재미있게 놀 수 있도록 다양한 놀이 소재와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학교 운동회나 체육대회, 학급자랑, 학예회에 놀이 프로그램을 운영하도록 했다. 학교 내 놀이 문화의 정착과 놀이지원을 위해 교원과 학부모를 대상으로 연수는 물론 놀이 연구회를 운영하고, 도내 20개 초등학교에 놀이문화 활성화 운영학교도 지원하고 있다. 일부 학교에서는 학부모 놀이 지원단과 학부모 전래놀이 동아리도 운영하고 있다.

    어린이 놀 권리 보장에 관한 조례 시행에 따라 학교 내 놀이 공간 마련과 놀이 문화 프로그램 개발 등에 올해부터 2022년까지 연 1억1658만원씩 예산을 쓸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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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해 관동초등학교에서 시행 중인 놀이 프로그램 중 풍선 만들기. /관동초/



    ◆놀이 시간 확대 정착분위기= 도교육청은 최근 놀이교육과 관련해 학교 교육과정을 점검한 결과, 도내 초등학교의 평균 아침 활동시간과 쉬는 시간, 중간 놀이시간은 20~25분, 점심시간 55분, 기타 15분 정도로 총 136분 정도의 놀이시간을 확보한 것으로 조사됐다.

    도교육청은 이러한 놀이시간 확보뿐만 아니라, 올해 9100여만원의 놀이 정책 예산을 확보해 창원 삼정자초 등 20개 놀이문화 활성화 학교와 선생님 주머니 속 ‘꼬깃꼬깃 쌈지 놀이터’ 등 5개 놀이문화 연구회에 지원하는 등 학교 놀이문화의 안정적 정착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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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해 관동초등학교에서 시행 중인 놀이 프로그램 중 달팽이놀이./관동초/


    일부 학교에서는 교실에 장기와 바둑, 윷놀이, 보드게임 코너를 설치하고, 복도에는 팽이치기, 카드놀이 공간도 마련하기도 했다. 운동장에는 달팽이 놀이와 굴렁쇠, 투호, 모래장을 상설 활용하는 곳도 있다. 또 그라운드 골프와 이야기 놀이계단과 이야기 나눔터도 설치하는 등 다양한 놀이 문화가 학교 내에 확산하고 있다. 지난해 박종훈 교육감은 행복학교인 진주 갈천초 등 9개 학교를 방문해 직접 제기와 팽이, 딱지를 만들어 놀이에 참여하는 등 놀이문화에 학생들과 학부모의 적극적인 참여를 유도하고, 놀이 정책 활성화를 위해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원기복 초등교육과장은 “경남교육청은 ‘교육만큼 중요한 것이 놀이 정책이다’라는 철학으로 놀이와 교육이 하나 되는 학교교육과정을 구성해 행복한 학교 문화를 만들어 내고 있다. 놀이와 쉼이 있는 교육과정 운영이 사회적으로 주목을 받기 시작한 것은 매우 의미 있는 일이다”면서 “이제는 어린이들의 삶과 놀이를 위해 우리 모두 머리를 맞대야 하며, 놀이 관계 기관과의 업무 협약을 통해 모든 학생이 맘껏 놀 수 있는 환경 조성을 위해 지속해서 노력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현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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