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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양냉면=평화냉면'- 이현근 사회부 부장대우

  • 기사입력 : 2018-05-09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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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73년의 남북분단을 허물고 통일의 희망을 부풀게 한 4월 27일 남북한 정상회담은 한반도는 물론 전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남북 지도자들의 일거수일투족이 초미의 관심사가 되고 화제가 됐지만 이들이 같이 먹은 음식도 구미를 당기게 했다. 이 가운데서도 만찬 때 북측에서 제공한 옥류관 평양냉면은 이후 ‘평화냉면’이라 불릴 만큼 그 맛에 대해 궁금증을 자아내며 수많은 사람들의 발길을 평양냉면집으로 돌리게 했다.

    ▼냉면(冷麵)은 메밀로 만든 국수를 찬 육수에 말아 먹는 것을 말한다. 냉면은 주로 무더운 한여름에 속이 시원하게 먹는 음식으로 알려져 있지만 사실은 날이 추운 한겨울에 먹는 것이 제맛이라 불릴 만큼 겨울음식이다. 냉면의 원조인 북쪽 사람들은 추운 겨울날 살얼음이 서린 동치미국에 냉면을 말아 먹는 것이 냉면을 가장 맛있게 먹는 것이라고 한다. 음식은 기호식품이니 호불호가 갈리겠지만 이냉치냉(以冷治冷)의 대표음식이 냉면이다.

    ▼중화요리집에 들어서면 짜장면과 짬뽕을 먹을 것인지를 두고 고민을 하듯이 냉면집에 가면 물냉면을 시킬지 비빔냉면을 먹을지도 쉽지 않은 선택이다. 일명 물냉면은 평양냉면이고, 비빔냉면은 매운 양념장을 넣는 함흥냉면을 말한다. 평양냉면은 메밀로 면을 뽑지만 함흥냉면은 감자나 고구마 전분으로 면을 만드는 것이 차이가 있다고 한다. 육수와 냉면 위에 얹는 고명도 다양해지고 냉면집마다 맛도 각양각색이 되면서 정통 냉면의 구분도 모호해지고 있다.


    ▼동족끼리 총칼을 겨누고 이산가족의 피눈물이 쌓인 지 73년. 다시 남북의 정상들이 만난 것이 11년 만이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어렵사리 평양에서부터 평양냉면을 가지고 왔습니다. 가져왔는데, 대통령님께서 좀 편한 마음으로 평양냉면 멀리 온, 멀다고 말하면 안 되겠구나. 좀 맛있게 드셨으면 좋겠습니다”고 냉면을 권했다. 많은 의미가 담겨 있다. 그렇게 멀고 먼 통일의 길이 냉면이라는 음식하나를 두고 하나로 뭉칠 수 있는 계기가 되고 있다. 올여름 냉면은 더 시원할 것 같다.

    이현근 사회부 부장대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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