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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고파] 아빠·자식·제자 노릇- 이준희 문화체육부 부장

  • 기사입력 : 2018-05-11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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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5월 가정의 달은 정말 바쁘다. 5일 어린이날, 8일 어버이날, 15일 스승의 날. 아빠 노릇, 자식 노릇, 제자 노릇하기가 쉽지 않다. 챙겨야 할 일도 많고, 신경 쓸 일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몸도 마음도 지치고 힘들지만 얼굴에 웃음이 떠나지 않는 것은 ‘행복’이라는 단어가 마음속 한가운데 자리 잡고 있어서일 것이다.

    ▼5일은 어린이날이다. 아침부터 분주히 움직여 찾은 놀이공원은 입구에서부터 밀려 되돌아가기 일쑤고, 뾰로통해진 아이들을 달래며 찾은 공연장은 구겨진 아빠의 체면을 세워주기에 2% 부족하다. 곳곳에서 펼쳐지는 체험장은 아이들의 웃음소리로 넘쳐나지만 이리저리 이끌려 다닌 부모들은 지쳐 쓰러지기 직전이다. 아빠 노릇 정말 하기 힘들다.

    ▼8일은 어버이날이다. 사랑으로 키워주신 부모님의 은혜에 감사드리는 날이다. 어버이날 드리는 붉은 카네이션에는 건강을 비는 사랑과 존경의 의미가 담겨 있다. 효(孝)라는 글자는 노인을 뜻하는 ‘노(老)’와 자식을 뜻하는 ‘자(子)’가 결합돼, 자식이 부모를 돕고 섬기는 것이라고 한다. 그런데 지난달 한 취업 사이트에서 남녀 직장인 577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68.8%가 5월 공휴일 중 가장 부담스러운 날로 어버이날을 꼽았다. 참 아이러니하다.

    ▼15일은 스승의 날이다. ‘스승의 은혜는 하늘 같다’, ’스승의 그림자도 밟지 않는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스승에 대한 존경심은 대단했지만, 이젠 옛말이 됐다. 학생인권조례 시행 이후 교권은 바닥으로 추락했고 김영란법 시행 이후 더욱 가속화되고 있다. 욕설과 폭력, 성희롱으로 교사들의 지위는 위태로워지고 학생 교육지도에 고소로 응대하는 학부모들도 생겨나고 있다. 스승의 날, 평소 찾아뵙지 못한 스승을 찾아뵙고 감사의 인사를 드리는 날인데 교사들은 오히려 카네이션을 들고 찾아오는 제자들이 있을까 봐 두려워하고 있다. 어쩌다 이 지경에 이르렀는지 참으로 안타깝다.

    이준희 문화체육부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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