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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나는 다이아몬드 닦기- 최은아(인산죽염(주) 대표)

  • 기사입력 : 2018-05-15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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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선진 서양의 문물과 과학이 최고라고 믿었던 대구여고 학창시절 나는 한의학은 미신 같은 것이고 한의원은 점집쯤으로 여겼다. 순천향 의대에 합격하고 우연히 한의학자 인산 김일훈 선생의 한의서를 읽고 감동하여 의사의 길을 포기하고 인산 선생의 제자가 되었다. 셋째 며느리로 말년의 인산 선생을 모시고 살 때 나는 아이를 절대 울릴 수 없었다. 아기 울음소리만 들리면 인산 선생은 심장이 아파 숨을 쉴 수 없다고 하셨다. 평생 오두막에서 무료로 암환자를 치료하며 수천 가지 암 처방과 제조법을 책으로 공개하며 가족의 생계를 돌보지 않았던 인산 선생에게 자식의 울음소리는 가슴에 유일한 상처로 남았던 것 같다. 그때 나는 몰랐다. 30년이 흐른 지금 빈손으로 사업을 일구며 6남매를 낳아 기르며 그저 열심히 한길만 달려온 내가 이제야 멘탈 문제를 보기 시작한다.

    인간이 타고난 저마다의 소질을 계발하여 발전하는 것을 막는 최대의 적은 멘탈 문제라는 것, 사회의 훌륭한 일원이 될 아이들이 일탈하는 것, 승승장구하다가 실패하면 다시 일어서지 않고 주저앉거나 놓아버리는 이들, 불행감이나 외로움으로 자신을 발전시키기보다 부정적 존재가 되어가는 것, 모두 멘탈 문제이다.

    인간의 마음은 민달팽이같이 껍질이 없어 스치는 바람결에도 상처 입는 연약한 존재일 수 있다. 멘탈만 해결되면 무소불위, 하사불성, 세상에 하고자 하는 건 다 이룰 수 있다.

    딸은 날 닮아서인지 늘 흔들린다. 여고 때 엎어져 무릎에 피 철철 흐르는 상처에 눈 하나 깜짝 안하고 지혈시키려고 소금(죽염)을 팍 뿌리는 아이다. 여선생님이 보고 기겁했다. 어떻게 고통을 참을 수 있느냐고. 그렇게 강한 아인데 마음은 지나가는 강아지가 째려봐도 흔들린다. 그럴 때마다 전화 온다. 그럴 때마다 나는 납득시킨다.



    “네 영혼의 다이아몬드를 빛나게 닦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게 어딨겠니? 다 필요 없다. 네 영혼을 빛나게 닦는 것만 생각해라. 그것보다 중요한 게 있니?” 딸이 답한다. “아니. 없어.”

    “이 세상에 자기(자아)보다 더 소중한 게 어딨니. 자기가 없으면 우주가 없고 자기만 있으면 우주가 존재한다. 아내들이 남편이 마음이 변하면 매달리고 불행해지는 건 자기가 없었기 때문이야. 자기가 없어서 남편에게 집착하고 자기가 있어야 할 자리에 남편이 들어있다가 빠져나가니 아무것도 없어져서 너무나 불행해지는 거다. 남이 뭐라 생각한들, 비웃든, 무시하든, 돈이 없어도, 외모가 부족해도, 지위가 모자라도 ‘자기’만 확고히 있으면 불행해질 수 없고 괴로울 일 없지. 언제나 정신은 다이아몬드처럼 빛날 수 있지.”

    딸이 걱정한다. ‘내가 실수했을까?’, ‘교수님이 기분 나쁠까?’, ‘친구가 오해했을까?’ 등등 생존문제로 투쟁하는 부모의 눈에는 사소한 것이나 본인 멘탈에는 중대하다.

    나는 설득한다. “사실일지 아닐지는 아무도 모른다. 남의 마음을 모르면서 분명하지 않은 일에 혼자서 십층석탑 쌓지 마라. 그리고 만약 설사 한순간 그들이 감정 상했다 한들 그건 순간의 감정일 뿐이야. 그 순간의 남의 감정을 넌 붙잡고 영원으로 만들고 곱씹을 필요 전혀 없다. 순간은 사라지는데 너 혼자 붙들고 영원으로 만드는 거다.”

    딸이 전화기 너머로 끄덕인다. “오늘의 결론은 내 영혼을 빛나게 닦기. 자기(자아)를 내 안에 있게 하기.” “넌 빛나는 다이아몬드야. 너무나 빛나지. 그런데 넌 그것도 모르고 늘 자신의 다이아몬드에 오물을 칠하지. 이제 빛나는 다이아몬드에 오물 칠하는 짓 좀 그만해!”

    인간은 멘탈만 다스리면 무소불위, 하사불성, 뭐든지 이룰 수 있다고 생각한다.

    최은아 (인산죽염(주)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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