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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 속의 풍수지리] 막혔던 운을 트이게 하는 방법

  • 기사입력 : 2018-05-18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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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논산시 상월면에 위치한 주곡마을은 마을로 들어서는 입구부터 예사롭지 않다. 대로(大路)를 꺾어 마을 가까이에 접어드는 길이 꽤 넓어서 마을의 생기(生氣)가 새는 것과 흉풍을 막기 위해 길 중앙에 큰 나무를 두었다. 길 양쪽에는 장승 여러 개를 새끼줄로 묶어 마을의 수호신으로 삼고 있으며, 여기에는 재미있는 일화가 있다. 연산 4년(1498)에 청주 양씨 9세손 첨정공 (僉正公) 양춘건이 낙향해 마을의 안녕과 주민 화합을 도모하기 위해 마을 어귀에 장승들을 세워 두었다. 이후 선조 25년(1592) 임진왜란이 발발하여 왜군이 마을을 야습했는데, 마을 어귀에 있는 장승들을 사람으로 오인하고 총을 아무리 쏴도 쓰러지지 않자 가까이 다가가 확인한 결과, 사람이 아닌 장승임을 알고 마을로 쳐들어갔으나 주민들은 이미 총소리에 피신을 한 뒤여서 모두 무사했다고 한다. 이를 계기로 선조 32년(1599) 전쟁이 끝난 후 문무백관에게 “장승을 마을의 수호신으로 위하라”는 어명을 내려 오늘날까지 전국 각 지역의 마을 어귀에 장승을 세워 마을을 지키는 비보물(裨補物·흉한 기운을 막는 물체)로 쓰고 있다.

    생기가 뭉쳐진 곳에는 인물이 나게 마련이다. 주곡마을에는 조선시대 이삼 장군의 고택(현 백일헌종택)이 있다. 훈련대장으로 영조 3년(1727) 이인좌의 난을 평정한 공으로 영조에게 하사받은 가옥이다. ‘ㄷ’자형의 안채와 ‘ㄴ’자형의 사랑채가 이어져 집 전체가 ‘ㅁ’자형의 형태를 이루고 있으며 사랑채와 안채 모두 민도리(기둥이 직접 보를 받도록 한 목조 구조)집이다. ‘ㅁ’자형의 구조는 사방의 흉풍과 살기(殺氣)를 막을 수 있으며, 안산(案山·앞산)은 잠두형(蠶頭形·누에머리 형상)으로 누에는 뽕잎을 먹고 실을 생산하기 때문에 재물 복이 많음을 의미한다. 단정한 봉우리에서 이어져 ‘산줄기 끝의 평탄한 곳에 위치한 집’으로 음택(무덤)보다 양택(주택을 포함한 건물)으로 더 알맞은 터이며, 구불구불한 마을길은 생기가 새지 않도록 하고 있다.

    만일 아파트 정문에서 외부로 연결된 도로가 일직선으로 길게 뻗어있는 것이 보이면 ‘생기가 새는 아파트’이므로 ‘교통섬’을 조성해 생기 이탈도 막고 보행자의 안전도 확보하는 것이 좋다. 정문이 그리 넓지 않다면 정문 양옆에 나무를 심거나 상징적인 비보물(사자상, 해태상, 석장승, 돌하르방 등)을 설치해 흉풍과 흉살의 진입을 차폐시킴과 동시에 친환경 아파트임을 홍보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단독주택의 경우, 마당에 나무를 심으려면 건물과 최소 15m 이상 떨어져야 지기(地氣)의 손상을 막을 수 있다. 통상 나무가 성장하는 평균 높이를 15m 정도로 보며 뿌리 또한 15m 정도까지 뻗기 때문이다. 만일 자신의 사주(四柱·팔자)에서 나무가 부족하면 마당에 나무를 심거나 관엽식물을 실내에 키우는 것이 좋으며, 물이 부족하면 어항을 두거나 입구에 물확이나 연못을 조성하면 막혔던 운이 트이게 된다. 사자상과 해태상은 무덤에도 비보물로 많이 쓰이고 있다. 터의 어느 방향에서 흉한 바람이 무덤으로 분다면 그 위치에 이러한 석물을 둠으로써 ‘바람길’을 바꾸어 무덤 속의 시신(屍身)을 보호할 수 있다.


    매장(埋葬)보다 화장(火葬)이 대세이긴 하지만, 아직도 후손 발복을 위해 매장을 원하는 경우가 종종 있는 것이 사실이다. 김해시 모처에 가묘(살아있을 때 미리 조성한 묘)라고도 하는 ‘신후지지(身後之地)’ 터를 감정한 적이 있다. 일반인이 묏자리를 잡을 때, 주변에 무덤이 많이 있거나 주변보다 볼록한 산줄기의 중심 부분에 해당하는 곳이면 적어도 후회는 없을 것이다. 그러나 일맥일혈(一脈一穴·하나의 산줄기에는 혈이 하나만 존재함)이므로 혈(穴)이 아닌 자리는 생기를 약간 받는 것으로 만족할 수밖에 없다. 의뢰인의 터는 산줄기 끝의 평탄한 곳에 있어서 무해지지(나쁘지도 좋지도 않은 보통의 땅)였다. 같은 산줄기의 ‘좋은 자리’는 이미 묘가 있었는데, 그 후손들은 모두 잘돼 있다고 한다. 무해지지의 터는 나쁜 터가 아니지만, 터 바로 앞의 고속도로로 인한 압혈(壓穴·혈을 압박함)과 달리는 차량의 흉풍과 소음은 터를 훼손시킬 수가 있다.

    주재민 (화산풍수지리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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