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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3월 29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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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뇨 발·가스중독·화상 치유 돕는 ‘고압산소치료’

산소 결핍 인한 질병, 혈액에 산소 흡수시켜 치료
잠수병 치료에만 사용했지만 최근 다양하게 활용
당뇨족부괴사·화상 인한 피부 괴사·감염 등 예방

  • 기사입력 : 2018-05-21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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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환자들이 고압산소치료실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삼천포서울병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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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천포서울병원 ‘고압산소치료실’.


    프리미어리그 리버풀의 에이스 모하메드 살라가 지난 4월 맨체스터 시티전에서 다리 부상을 당했다. 이날 경기 전반전에서 맹활약을 벌였던 살라는 후반 5분께 다리에 통증을 호소하면서 교체되고 말았다. 며칠 뒤 영국 스카이스포츠는 ‘사타구니 부상을 당한 살라가 고압산소치료를 받고 있다’는 보도를 했다. 이 기사에서 고압산소치료가 부기를 완화시키고, 피로 회복에 탁월한 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고압산소치료는 과거 일산화탄소 중독이나 잠수병 환자 등의 치료에만 사용했지만, 최근에는 돌발성 난청, 당뇨병성 족부 궤양, 방사선 치료에 의한 만성 합병증, 만성 난치성 상처, 중심성 망막동맥 폐색증, 사지접합술 이후 치료, 화상, 혐기성 세균감염증 등 다양한 질병 치료에 활용하고 있다고 한다. 또 뛰어난 치료효과로 의료진과 환자들의 만족도가 높다.

    고압산소치료는 산소 결핍으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질병과 치유 지연 등의 문제를 100% 고순도의 산소를 흡입함으로써 해결하고, 치료에 효과적인 도움을 주는 치료 방법이다. 고압산소치료 챔버에서 대기압보다 높은 2~6기압의 고압 환경을 만들어 혈액 속의 혈장 성분에 100% 산소를 거의 20배가량 녹아 들어가게 한다.

    헤모글로빈과 결합해 이동하는 특성을 가진 산소를 모세혈관 끝까지 운반하지 못해 발생하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고압산소치료를 적용하면 산소 분자를 혈액 속에 녹여 냄으로써 원활한 공급이 이뤄지게 할 수 있으며, 그로 인해 효과적인 치료가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이처럼 치료효과가 높다 보니 미국은 500여개, 일본은 300여 응급센터에서 고압산소치료기를 가동하고 있는 반면, 우리나라는 치료 수가 문제 등으로 사천 삼천포서울병원 등 손으로 꼽을 정도로 아주 적은 수의 병원에서만 운영하고 있다.

    ▲ 당뇨족부괴사(당뇨 발)● 당뇨병에 대한 최대 공포는 팔·다리 등 말초에 가는 혈관·신경 등에 합병증을 일으켜 신체의 일부를 절단할 수도 있다는 데 있다. 당뇨병성 족부질환인 감염, 괴사나 궤양의 치료에 고압산소를 이용한 치료법은 구미 선진국에서 반세기 이상 이용하고 있으며, 현재도 활발하게 적용하고 있어 일반적인 치료법으로 인식되고 있다. 반면 우리나라에서는 일부 의사는 물론, 당뇨병 환자들도 아직 모르고 있는 경우가 많다.

    국내 성인의 10%가 앓고 있다는 당뇨병, 이 중 당뇨병성 족부질환 환자에서의 절단수술은 마지막으로 선택하는 방법이다. 환자의 생명을 보호하기 위한 중요한 치료이지만, 환자에게 상당한 장애와 합병증을 남기는 등 삶의 질을 크게 훼손시킨다.

    따라서 환자와 의사 모두 피하고 싶은 치료 방법이지만, 고압산소치료가 나오기 전까지는 다른 선택이 없었다. 그러나 고압산소치료 방법을 통해 혈액을 따라 조직에 많은 산소를 보내고, 신생혈관을 만들어내며, 세균들을 죽이고, 항생제의 효과를 증가시키며, 신체 방어 작용을 하는 백혈구의 기능을 증강시키는 작용을 해 획기적으로 회복시키고 있다. 따라서 초기 감염의 경우 치료 기간을 단축시키고, 다리를 절단하는 비율도 1/3~1/2 정도 줄일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 가스 중독● 경유·가스·전기 등을 난방 연료로 쓰면서 과거와 같은 연탄 사용은 크게 줄었는데도 가스중독 환자는 계속 발생하고 있다. 아직도 연탄아궁이를 사용하는 저소득층이 있고, 어이없게 연탄구이 식당에서 발생하기도 한다. 특히 번개탄을 자살 도구로 사용하면서 가까운 곳에서 고압산소치료를 받을 병원을 찾지 못하면서 안타까운 목숨을 잃기도 한다.

    가스 중독에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일산화탄소에 의한 중독이다. 우리 몸에 필요한 산소가 제대로 공급되지 않으면서 심할 경우 혼돈, 의식불명, 경련, 호흡마비, 심정지 등이 일어난다.

    따라서 일산화탄소에 중독되면 고압산소치료기가 있는 병원에 옮겨 뇌세포에 고순도의 산소를 신속히 공급해야 한다. 1분이라도 빨리 고압산소치료를 해야 귀중한 생명을 지키고, 인지장애 등 심각한 후유증을 막을 수 있다.

    ▲ 화상● 화상 치료에 있어서는 부종을 줄이고 경계 조직을 보존하며 조직 보호를 강화하기 위한 목적으로 호흡기치료와 항생제 치료가 필요한데, 이때 고압산소요법이 부종 감소 효과와 함께 콜라겐 생성과 신생 혈관 생성을 증가시킨다.

    고압산소치료는 ATP(에너지 대사에 관여하는 물질) 농도와 미세혈관 완전성을 유지하고 감염을 감소시키는 효과를 보이며, 치유 시간을 단축시키고 환자의 입원과 사망률을 대조군에 비해 낮추고, 이식의 필요성을 줄여 준다. 이에 UHMS(미국잠수고압의학회)는 화상을 입은 직후 24시간 이내에 3회의 치료를 권장하고, 이후에는 하루에 두 번 90분의 치료를 권장하고 있다고 한다.

    삼천포서울병원은 고압의학 전담 의료진, 간호팀 운영, 화상·창상 집중처치실 설치, 피부세포 재생 치료시스템을 구축해 지난 3월 화상 중점치료실을 개소했다. 이로 인해 진주·사천·남해·하동을 비롯한 서부경남과 거제·통영·고성 등 남부경남, 광양·여수·순천 등 동부전남에서 발생하는 화상환자가 부산이나 대구, 광주 등 원거리 이송에 따른 치료시기 실기로 인한 후유증을 방지할 수 있게 됐다.

    정오복 기자 obokj@knnews.co.kr

    도움말 ● 삼천포서울병원 박용근 화상전담 외과전문의·부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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