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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체장의 독선과 부패를 막으려면- 조광일(전 마산합포구청장)

  • 기사입력 : 2018-05-23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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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95년 지방자치제가 부활한 이후 민선 7기를 맞았다. 기대와 우려 속에 출범한 지방자치는 그동안 많은 성과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가야 할 길이 멀다’는 우려가 끊이지 않고 있다.

    지방자치의 현주소는 중앙정치에 종속된 지방정치, 주민참여 없는 지방자치, 재분배정책이 부재한 지방자치, 외부자원(투자유치)에 의존하는 외생적 지방발전, 견제장치가 작동하지 않는 지방자치라는 문제점들이 제시되고 있는 것이 그 단적인 예라고 볼 수 있다.

    한마디로 지역사회의 특성 및 지역주민의 요구에 신축적이고 즉각적인 대응 능력이 신장된 반면, 주민이 자치권의 주체가 되지 않는 지방자치는 무의미하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이 같은 지적은 시민의 참여를 위한 제도적 장치는 상당 부분 도입되었으나 매우 형식적이고 실효성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현실적인 문제에 따른 것이다.

    주민참정권의 확대 차원에서 시민사회의 지속적인 요구에 의해 시작된 주민투표, 주민감사청구, 주민소송, 주민소환제는 유명무실하며, 정보공개, 주민참여예산, 옴부즈만 제도 등도 주민의 실질적인 참여를 보장하는 방향으로 발전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 일반적인 시각이다.



    이러한 가운데 지자체장들이 무소불위의 권한을 행사하고 물의를 일으켜도 징계를 하거나 인사 상 불이익을 줄 수 없다. 직업공무원에게 가해지는 직무상의 통제도, 신분상의 통제도 할 수 없는 것이다. 지방의회의 견제와 형사법에 의한 통제수단 이외에는 어떠한 법적인 통제수단도 구비되어 있지 않다.

    지방의회에게 지자체장을 견제하는 기능이 있다고는 하나 이를 기대하기란 연목구어(緣木求魚)이다. 우리 지방자치단체의 기관구성 형태는 강시장-의회형(강한 단체장 약한 지방의회)이다.

    따라서 이러한 구조 속에서 지방의회가 지자체장을 견제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고, 지자체장과 의원 대다수가 같은 당 소속으로 구성되어 있는 소위 ‘1당1정부’ 형태의 지자체에서는 그 실효를 기대할 수가 없는 형편이다.

    지방자치단체장에 대한 유일한 통제수단은 주민에게 직접 참여권을 부여하는 길밖에는 없다. 보다 강력하고 실효적인 주민소환제도를 도입·시행하자는 것이다. 지방선거가 주민이 선출직 공직자를 적극적으로 선임하는 제도임에 비하여 주민소환은 주민에 의한 불신임제도라고 볼 수 있다.

    다만 선거에서 패배한 자나 정적이 임기 전에 현직 공직자를 교체하여 기회를 잡으려는 개인적인 목적으로 사용될 우려가 있는 게 사실이다. 따라서 이러한 위험성을 배제하고 주민통제의 원리를 극대화할 수 있는 방향에서 제도를 정비하여 시행하면 된다고 믿는다. 미국, 독일, 일본 등 선진국에서는 지방의원, 교육위원, 단체장 등 지방공직자를 대상으로 주민소환제가 광범위하게 적용되고 있다.

    견제받지 않는 권력은 부패와 독선으로 흐를 가능성이 높다. 1995년 시작된 민선 1기부터 현 민선 6기까지 선거법 위반과 뇌물 수수 혐의 등으로 기소된 단체장은 모두 364명이다. 민선 단체장 4명 중 1명이 기소되었다는 사실이 이를 증명하고 있다.

    조광일 (전 마산합포구청장)

    ※소통마당에 실린 외부 필진의 글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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