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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산비리는 최고의 형벌로- 전강준(부국장대우 사회2부장)

  • 기사입력 : 2018-05-30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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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산비리는 정말 추잡스럽다. 비리에 대한 대가는 최고의 형벌로 다스려야 한다.

    어제 출근 전 우연히 TV에서 손도 안 댄 자주포의 포실이 폭파해 한 명이 죽고, 한 명이 3도 화상으로 고통받는 현실을 보도했다. 상황이 이런데도 나라에서 치료비 지원은 없고, 제조사가 나몰라라 하며 방치하고 있다는 것이 요지였다.

    우리나라는 책임이 없는 나라 같다. 특히 군에서 발생한 사건은 더욱 그렇다. 나라에서 3대 의무인 군복무를 지게 했으면 책임이 따라야 한다.

    한국에서 태어난 것이 잘못이고, 그래서 군에 간 것이 잘못이고, 거기에서 사고 난 것을 개인 잘못으로 돌리는 인식이 되면 이것은 정말 나라가 아니다.



    엊그제 밝혀진 확성기 비리도 그렇다.

    전방에 배치된 우리측 확성기가 군이 요구하는 ‘가청거리 10㎞’에 미달하는 불량품이라는 게 밝혀졌다. 불량품을 배치한 대가는 관계자들의 호주머니를 채웠을 것이다.

    비무장지대에 복무했던 지난 80년대 초만 해도 확성기는 북한(대남)확성기가 확실히 잘 들렸다. 남한쪽으로 틀어대는 확성기는 소리가 웅장할 정도의 성능이었다. 하지만 얼마 전 칼럼을 통해서 이젠 음악이나 음량 등 소프트웨어나 성능 면에서 우리측 확성기가 훨씬 좋아졌을 걸로 단정했다.

    이렇게 믿은 것이 잘못이고 거짓말이 됐다. 확성기까지 군 비리로 엮일 줄이야 생각조차 못했다.

    목숨을 담보로 하는 방산비리의 끝판왕은 10여년 전에 있었다. 특전사 대원들이 주로 이용하는 낙하산에 불량인 줄을 군부대에 납품한 사건이었다. 군 관계자들이 폐기 예정인 낙하산 줄 등 부품 1600여개를 군납업자에게 넘겼고, 군납업자는 이들 부품을 도금처리해 새 부품인 것처럼 꾸민 뒤 새 원단으로 낙하산을 제작, 군부대에 납품한 것이었다.

    그에 대한 차익은 군납업자와 눈감아 준 군 관계자들의 차지였다. 충격적이었다. 하지만 이는 방산비리 중 아주 작은 것이다.

    잠수 못하는 잠수함, 뚫리는 방탄복, 발사 후 부서지는 소총, 헬기 수리 부속품 납품비리, 대북확성기 사업 비리, 불량기기의 함정, 율곡사업 비리, 연구개발비 횡령 등등 크기에 관계없이 육해공 공히 관계자 등이 국방비를 빼먹었다. 사양 선택의 큰 로비도 있겠지만 주로 정품을 불량품으로 대체하고 이에 대한 차익을 나눠먹었다. 이 차익을 위해 동료 죽음을 불사하며 모두가 눈감았다.

    죽는 사람 따로 있고, 먹는 사람 따로인 것이다.

    군이 많은 사람들이 모인 집단이라 바람 잘 날 없다. 병영폭력과 사망사고, 성폭력 사건, 방산비리 등 수없이 많다. 하지만 사건이 터질 때마다 원인 규명 뒤 방지책을 세우지 않고 쉬쉬하는 이런 곳에 자식을 맡겨야 하는 현실이 너무 안타깝다.

    군에 간 아들이 어둠의 자식이 되고, 부모가 갑을도 아닌 병정도 못 돼서야 되겠는가.

    비리로 내 호주머니 채우면, 군에 보낸 어느 집 귀한 자식이 죽는다는 것을 제조업자, 군납업자, 로비스트, 군인 등 군 관련 모든 관계자들이 꼭 알았으면 한다. 방산비리는 최고의 형벌로 다스려 감히 생각조차 하지 않도록 했으면 한다.

    전강준 (부국장대우 사회2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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