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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건 우정이 아닐까- 이혜성(농협경주교육원 교수)

  • 기사입력 : 2018-05-30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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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주위에서 가장 흔히 접할 수 있는 정신질환을 꼽자면 단연 ‘우울증’일 것이다. 우울증은 감정, 생각, 신체 상태 그리고 행동 등의 다양한 변화를 일으켜 일상 기능의 저하를 가져오는 심각한 정신 질환으로 일시적으로 느껴지는 우울감과는 다르게 개인적인 의지로 이겨낼 수 있는 질환이 아니다.

    우울장애는 매우 흔한 정신질환의 하나로, 여러 나라의 비교에서 유병률의 차이를 많이 보인다. 미국이나 유럽, 뉴질랜드 등은 주요우울장애 평생유병률이 10.1~16.6%로 높은 수준을 보이는 데 비해 한국이나 중국을 비롯한 비서구권 국가에서는 5% 이하의 낮은 수준의 유병률을 보인다. 2011년 보건복지부의 정신질환상태 역학조사에서는 주요 우울장애 평생유병률이 6.7%, 일년유병률이 3.1%로서 2006년 역학연구에 비하여 다소 높은 수준의 유병률을 보이나, 서구권 국가에 비해 낮은 수준이며, 비서구권 국가들과는 비슷한 수준이거나 다소 높은 수준이었다.

    270년 전 연암 박지원은 조선시대를 살고 있는 사람들에게는 거의 없는 우울증이 10대 때 왔다. 스스로 치유하기 위해 거리로 나와 거기서 분뇨 장수, 이야기꾼, 도사, 건달 등 온갖 부류의 사람들을 만나 그들의 기이한 인생 역정에 귀를 기울였고, 그러면서 그들 모두와 친구가 되었다고 한다. 뜻만 맞으면 이 세상 누구와도 친구가 될 수 있다는 걸 깨닫게 되어 우울증이라는 질병이 오히려 덕이 되었다고 한다.

    여기서 우리는 친구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느끼게 된다. 먹고사는 문제는 나아졌지만 상대적 박탈감으로 인해 더욱더 자살률도 높아지고 고독, 외로움을 많이 느낀다. 실지로 타인과 소통할 수 있는 경로는 첨단기기로 인해 많이 다양해지고 편리해졌음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뉴스에 나오는 사건 사고도 더욱더 잔인해지고 비인간적이다. 왜 그럴까?

    나부터도 8살 쌍둥이 딸들에게 하고 싶은 일을 찾아라. 책을 읽어라. 특기를 살려라. 선생님 말씀 잘 들어라 등 이런 말들은 많이 했지만 좋은 친구를 만들어라고는 한 번도 한 적이 없었다. 우리는 친구와 우정의 소중함을 잊고 지낸 건 아닌지….

    신은 모든 곳에 있을 수 없기에 어머니를 만드셨을지 모른다. 그러나 어쩌면 신은 모두를 치유할 수 없기에 친구를 만들었을 수도 있다. 인간을 가장 행복하게 만드는 것은 우정과 성공적인 인간관계라는 영국 포드사비 박사팀의 연구 결과이다. 아무리 돈이 많고 사회적 지위가 높더라도, 희로애락을 함께 나눌 수 있는 친구가 없다면 결코 행복하다고 단언할 수 없다.

    우리 자신을 위해 그리고 행복한 노년을 위해 우정을 열심히 정성껏 가꿔야만 하겠다. 지금부터 우리 아이들에게 친구의 소중함을 알려주고 진정한 친구를 만드는 데 최선을 다하라고 해야겠다. 공부해라 잔소리보다는.

    이혜성 (농협경주교육원 교수)

    ※소통마당에 실린 외부 필진의 글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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