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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산칼럼] 국제유가(油價)와 경제- 김종도(삼강엠앤티 부회장)

  • 기사입력 : 2018-05-31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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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류문명은 에너지를 먹고 발전한다고 하는 것처럼 현대문명의 토대인 에너지원은 목재에서 석탄, 석유 그리고 천연가스로 변경되어 왔으며, 제1에너지원으로 석유가 등장한 1960년대부터 세계석유 가격이 우리 생활과 경제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게 되었다.

    1980년대 중반 저금리, 저환율, 저유가의 3저(低)효과로 유례 없는 호황을 누리기도 하였으며, 2000년에는 금리, 유가, 원화가치가 동반 상승한 3고(高) 현상으로 불황의 어려움을 겪기도 하였다. 2015년에는 신3저로 인한 저성장과 경기둔화의 영향으로 조선을 비롯한 해운, 석유화학, 철강, 건설 등이 취약업종으로 선정되어 구조조정이라는 시련이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최근에는 유가, 금리, 환율의 3고에 대한 우려가 다시 제기되고 있다. 저유가로 상품가격이 하락하면 연관 산업이 위축되어 경제사정이 악화된다. 반면 고유가면 물가가 올라 소비가 줄어 생산자 수지가 나빠지고 제조업 가동률이 낮아져 불황이 되는 것이다. 그야말로 석유가격은 올라도 내려도 문제인 것인가?

    우리나라의 일일 석유소비량은 270만배럴로 세계 8위이며 인당 연간 소비량이 19배럴로 세계 5위의 석유소비국이다. 연간 석유, 천연가스를 포함한 광물성 연료수입금액이 1100억달러로 총수입금액의 23%를 차지하고 있는 반면 석유를 원료로 생산한 석유화학 제품을 600억달러 이상 수출하는 수입국이면서 수출국이다.

    그러면 유가는 어떻게 움직이고 이를 주도하는 세력은 누구인가? 1970년대 초반 중동전쟁의 여파로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주도한 석유파동으로 유가가 대폭 상승하였으며, 1985년 이후에는 오일메이저가 선도한 유전개발 확대에 따른 공급 증가로 저유가가 지속되었고, 2000년부터는 중국을 필두로 한 개발도상국의 소비 증가로 유가가 상승하였다. 2014년 6월 배럴당 107달러를 정점으로 30달러 이하로 폭락하였다가 지난 4월까지 60달러 수준의 저유가 추세가 지속되었다.

    이같이 지난 60년간을 통계적으로 분석해 보면 1955년 이후 저유가, 고유가 그리고 저유가로 추세의 변동이 매 15년 단위로 반복되어 나타났음을 알 수 있다.

    세계유가는 수요와 공급, 생산비용의 차이, 세계경기, 지정학적 분쟁 등의 복합요인으로 변동이 일어났으나, 지난 10년간 석유는 소비자와 공급자 간 실물거래보다는 선물거래 위주로 가격이 매겨지는 투자대상이 되어, 세계 일일 생산량(9300만 배럴)의 20배 이상이 뉴욕과 런던의 2대 국제선물 시장에서 거래되고 있음을 유의할 필요가 있다. 아울러 세계경제 성장과 인구증가에 따른 수요증가, 미국에서 생산이 확대되고 있는 비전통석유인 셰일오일, 기후변화협약에 다른 화석연료 사용 제한, 전기자동차, 풍력, 태양력 등의 대체에너지의 등장이 석유가격에 미칠 영향을 주시해야 한다.

    수출주도형 경제, 에너지 다소비 산업구조, 전량을 수입에 의존하는 우리나라는 국제유가의 영향이 전 산업과 국민생활에 크게 영향을 미친다고 볼 수 있다. 또한 유가가 미치는 영향이 업종별로 상반될 수 있는 바 유가 하락기뿐만 아니라 유가 상승기에도 적응할 수 있는 유연한 산업구조와 국가 차원에서 외부 환경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정책을 강구해야 할 것이다.

    통계적으로 유가의 인상률에 연동해서 세계경제 성장률이 높아졌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는 바와 같이, 유가급변동의 불확실성이 산업전체에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상황을 슬기롭게 관리한다면 지금의 3고 현상을 국가산업의 재편으로 한 단계 성장, 발전하는 계기로 삼을 수 있을 것이다. 문제는 이에 대하여 누가 절실하게 고민하고 대비를 하고 있는가이다.

    김종도 (삼강엠앤티 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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