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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6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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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신 복지공무원 “두 달간 초과근무 100시간 넘어”

관련 공무원 업무 스트레스 심각
복지수요 늘어나 혼자 수천명 감당
야근 계속돼 피로도·불만 높아

  • 기사입력 : 2018-06-03 2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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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속보= 김해의 한 주민센터에 근무하던 20대 초임 사회복지공무원이 고층 아파트에서 투신한 사건은 관련 공무원들이 극심한 업무 스트레스에 시달리고 있다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늘어나는 복지수요 속에서 야근을 밥 먹듯이 하며 홀로 수천명을 감당하면서도 민원인들의 불만은 쌓여 가는 현실에 자괴심을 느낀다고 토로하기도 한다.(1일 7면 ▲초임 사회복지공무원 ‘업무 과중’ 투신 중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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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처= 픽사베이/

    1일 경남도 등에 따르면 경남광역정신건강복지센터가 사회복지공무원 정신건강증진사업의 일환으로 지난해 4월 도내 사회복지공무원 289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업무 수행 중 가장 힘든 점’이라는 질문에 절반에 가까운 133명(46%)이 ‘과중한 업무’라고 답했고, ‘사회복지정책의 빈번한 변동’도 44.3%(128명)에 이르는 등 늘어나는 복지사업에 따른 업무 피로도가 매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정신건강증진사업 프로그램 중 교육 영역에서 ‘직무스트레스 관리’를 원하는 응답자가 154명(53.3%)으로 가장 많았고, 상담 분야에서는 ‘정신건강전문의 상담’(218명·75.4%)이 압도적으로 높아 전문가를 통한 상담욕구가 상당한 것으로 경남광역정신건강복지센터는 분석했다.

    경남의 시 지역 주민센터의 한 사회복지공무원은 “6월에 아동수당이라는 신규사업을 시작하는데, 홀로 수천명을 감당해야 한다”면서 “이뿐만 아니라 보육료 부분도 처리해야 하고, 기저귀 등 저소득 가정의 여러 지원사업을 하다 보면 하루에 수십 건의 업무를 처리하느라 정시 퇴근은 꿈꾸기 어렵다”고 털어놨다.

    게다가 신규공무원을 별다른 직무교육 없이 곧바로 현장에 투입하는 공무원 교육훈련 및 인사관리 절차가 사회복지공무원의 업무 스트레스를 가중시킨다고 관계자들은 한목소리를 냈다. 미숙한 업무처리로 그렇잖아도 많은 업무가 더 쌓이는 악순환이 반복되기 때문이다.

    도내의 다른 시 지역 사회복지공무원은 “맨땅에 헤딩하는 기분이다. 전임자는 다른 신규업무를 파악하느라 인수인계가 제대로 안 된다. 다른 주민센터 담당 직원에게 전화로 물어봐서 처리하기 바쁘다”면서 “그러니 야근을 밥 먹듯이 할 수밖에 없고 민원인들은 일을 어떻게 하냐며 화를 내니, 집에 돌아오고 나면 자괴감이 든다”고 토로했다.

    김해에서 투신한 사회복지공무원 A(여)씨의 경우 지난 4월 초부터 두 달 동안 누적된 초과근무시간이 100시간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속도의 차이는 있는데 냉정한 사회는 받아들여주질 않는다. 죽을 만큼 힘들다”라는 글을 메모장에 남기기도 했다.

    지난달 8일 지방공무원 교육훈련법 시행령이 개정되면서 지자체장은 앞으로 채용되는 신규공무원을 직무에 배치하기 전에 직급과 직무분야에 상응하는 기본교육훈련과정을 이수하게 해야 한다. 조창종 공무원노동조합 경남본부 사무처장은 “그간 교육 과정이 잘못됐다. 앞으로는 배치 전에 교육을 받도록 했지만, A씨의 경우를 생각한다면 너무 안타깝다”며 “사회복지공무원 수가 늘어나고 있지만 복지수요가 더 빨리 늘어나고 있다. 그러다보니 사회복지직이 초과근무, 주말근무를 더 많이 한다. 특히 신규공무원은 근무시간에는 민원인을 응대하느라 정신없어, 저녁에 남아서 업무를 처리할 수밖에 없다. 숙달되더라도 조금 줄어드는 정도다”고 설명했다.

    안대훈 기자 adh@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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