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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6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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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부의 길] (1351) 제23화 대륙의 사람들 21

“내 신랑”

  • 기사입력 : 2018-06-04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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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등려화의 부드러운 손길에 몸이 떨렸다. 깊고 뜨거운 사랑은 거실에서 침대로 이어졌다. 살과 살이 섞이어 하나가 되었다. 거친 호흡과 혈관을 따라 흐르는 짜릿한 꽤감, 떨림과 흥분이 오랫동안 계속되었다.

    “아이 좋아.”

    등려화가 김진호의 귓가에 소곤거렸다. 얼마의 시간이 흘렀을까. 사랑이 끝나자 등려화가 김진호의 가슴에 엎드렸다.

    “우리 예쁜 아가씨네.”

    “정말?”

    “그럼.”

    김진호는 등려화를 포근하게 안았다. 숨이 거친 것은 등려화뿐이 아니었다. 김진호도 가쁜 숨을 몰아쉬었다.

    “달이 떴다.”

    등려화가 창밖을 보고 중얼거렸다.

    “그러게.”

    김진호도 창밖을 내다보았다. 어두운 하늘에 하얀 달이 떠 있었다.

    김진호는 자정이 조금 지나서 집으로 돌아왔다. 산사와 동생들은 이미 잠들어 있었다.

    “내 신랑.”

    김진호가 침대에 눕자 산사가 안겨왔다. 김진호는 산사를 가만히 안아주었다.

    김진호는 아침이 되자 신문부터 살폈다. 광고는 생각했던 것보다 잘 나와 있었다. 화호의류 K랜드 광고는 3면에 컬러로 나와 있었다. 중고등학생들에게 옷을 입혀 촬영했기 때문에 의상들도 깜찍하게 나와 있었다.

    직영점은 강정이 체크하고 체인점에 대한 문의는 등려화가 담당하기로 했다. 신문광고가 나갔는데도 직영점 매출은 크게 오르지 않았다.

    ‘광고가 효과가 없는 건가?’

    김진호는 걱정이 되었다. 체인점에 대한 문의는 하나둘씩 오고 있었다. 그러나 기대했던 것보다는 작았다. 오전에 상담을 하러 온 사람은 셋이었다. 그러나 체인점을 하겠다는 뚜렷한 말은 하지 않고 생각해 보겠다면서 돌아갔다.

    오후가 되자 직영점 매출이 조금씩 늘고 있다는 보고가 들어왔다. 체인점에 대한 문의도 많아졌다.

    “광고가 나갔는데 매출은 폭발적이지 않습니다.”

    마케팅 팀의 최박이 말했다. 그는 대형마트에서 영업 활동을 했었다.

    “광고는 이제 시작이야. 일주일에 두 번 나가는 거니까.”

    광고는 2주 동안 할 예정이었다.

    “다른 신문사에서 광고를 달라는 전화가 오고 있습니다.”

    “다른 신문사는 광고하기 어려워. 그렇다고 냉정하게 전화를 받지는 마.”

    신문사에 잘못 보이면 좋은 일이 없었다. 김진호는 강정을 데리고 직영점을 돌았다. 어제의 일이 있기 때문일까. 강정은 옷도 화사하게 입고 머리까지 단장하여 사람들의 눈길을 끌었다.

    글:이수광 그림:김문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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