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09월 19일 (수)
전체메뉴

산과 바다 그리고 인식 차이- 방태진(마산지방해양수산청장)

  • 기사입력 : 2018-06-05 07:00:00
  •   
  • 메인이미지

    최근 언론보도에 의하면 1000만명을 돌파한 낚시인구가 등산인구를 제치고 국민 제1의 레저종목으로 부상했다. 연예인 마니아들이 많고 최근 종편방송의 오락 프로그램이 이를 더욱더 부추긴 측면도 없지 않았을 것이고, 금년 들어 갑자기 늘어난 갈치어군들도 일조를 했으리라 판단된다. 이유 여하야 불문하고 바다낚시가 국민 최고의 레저로 부상했다는 소식은 바다행정을 하는 입장에서는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걱정스러운 맘이 앞서는 것도 숨길 수 없는 사실이다. 산은 그동안 오랜 기간 수많은 시행착오를 거치면서 건전한 국민레저 문화가 서서히 정착된 모습을 갖추어 갔다고 볼 수 있는 반면에 바다는 아직도 갈 길이 요원하게 느껴지기 때문이다.

    바다의 경우는 소위 ‘삼거리’라 하여 볼거리, 놀거리, 먹거리를 다 제공하고 있지만 우리가 정작 바다에 돌려주는 것은 바다쓰레기뿐이고, 더욱더 놀라운 사실은 이러한 행위가 우리의 무관심과 무지 속에 반복적으로 되풀이된다는 것이다. 우선 낚시문화만 하더라도 1000만 낚시객들이 1인당 연간 10㎏씩만 잡는다 가정하여도 우리 연근해 어획생산량과 맞먹는 약 100만t의 물고기가 사라진다는 사실이다. 이런데도 불구하고 아무런 제약 없이 낚시행위는 지속되고 있을 뿐 아니라 좋은 갯바위를 선점하기 위한 쟁탈전에 안전의식은 온데간데없고, 어린 고기조차도 하등의 죄책감도 없이 포획하면서도 물고기가 잡히지 않는다고 밑밥을 마구잡이 투하하고 있는 형편이다. 심지어 법으로 낚시를 금지하고 있는 항만구역 내에서도 버젓이 낚시행위를 하는가 하면, 안전이나 보안을 위하여 설치한 울타리조차도 구멍을 뚫거나 망가뜨리기까지 하여 무단으로 침입하고 있는 실정이다. 최근 봄철을 맞이하여 어획이 금지된 항로상에 감시가 소홀한 새벽을 틈타 선박안전에 큰 지장을 줄 수 있는 길이 100m 넘는 유자망을 10여개나 불법으로 설치하여, 관공선을 이용해 걷어낸 적이 있을 정도로 바다에 대한 인식은 무주물 선점의식이 강하게 내포되어 있다. 또한 양식장의 부산물인 스티로폼은 아름다운 남해안의 경관을 망칠 뿐만 아니라 힘들게 걷어내더라도 해변가에 몰려던 잔해의 경우는 미세한 분말 형태로 남아 이를 섭취한 물고기를 통해 인체 내에도 흡수되는 먹이사슬 구조는 충격적이지 아닐 수가 없다.

    눈에 보이는 표면의 경우는 그렇다 치더라도 바닷속을 들여다보면 더 심각해진다. 마구잡이로 방치된 폐어구나 그물은 물론이고 심지어 배에서 사용되는 폐냉장고나 생활용품들도 종종 볼 수가 있다. 바다나 도서지역의 경우 수거나 처리의 어려움 때문에 정부정책의 대부분이 수거 및 처리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지만 버리는 사람의 인식 전환 없이는 백약이 무용지물이 되고 만다. 그럼에도 바다에 대한 인식은 내 하나쯤이야 하는 안이함 때문인지 무지에서 오는 인식 부족인지는 몰라도 그 심각성에 대하여는 국민공감을 하지 않는 것 같다. 그러기에 낚시면허제나 어구실명제 같은 행위자 부담원칙 같은 제도를 도입하는 데에는 적지 않은 저항이 항상 대두되곤 한다. 그리하여 상대적으로 잘 정착되어 가는 등산문화와 비교하여 산에 가면 현역군이요 바다에 가면 예비군이 된다는 우스갯소리도 결코 웃어 넘길 일이 아니라는 상황인 것이다.


    다행히 최근에 바다의 날을 맞이하여 전국적으로 범국민이 참여하는 바다쓰레기 수거운동이 대대적으로 일어나고 있는 것은 매우 고무적인 일이고, 이러한 움직임은 일회성으로 끝나지 않고 지속적으로 또한 보여주기식이 아닌 우리의 인식과 생활 속에 정착되어 나갈 때 비로소 우리 바다는 국민 최고의 힐링공간으로 자리매김하게 될 것을 믿어 의심치 않는 바이다.

    방태진 (마산지방해양수산청장)

  • < 경남신문의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전재·복사·재배포를 금합니다. >
  • 페이스북 트위터 구글플러스 카카오스토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