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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부의 길] (1353) 제23화 대륙의 사람들 23

“술도 한잔해요”

  • 기사입력 : 2018-06-07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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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진호는 그들보다 10분쯤 늦게 회사에서 퇴근했다. 태화당은 회사에서 차로 20분 정도 떨어져 있었다.

    택시를 타고 태화당으로 갔다. 김진호가 종업원의 안내를 받아 식당으로 들어가자 강정은 2층 창가에 앉아 있었다.

    “식당 어때요?”

    김진호는 강정과 마주보고 앉았다. 특파원을 할 때 자주 드나들었던 식당이었다.

    “아주 좋아요. 거리를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어요.”

    강정이 두 눈을 반짝였다. 강정이 앉은 자리에서 청나라 왕족의 집인 왕부가 보였다. 북경에는 왕부가 여러 곳에 있었고 조정에서 고위 관직을 지낸 관리들의 집도 곳곳에 보존되어 있었다. 심지어 기루와 유명한 객점까지 주택가에 있었다.

    왕족이나 고위 관리들의 집이 아니어도 평범한 사람들의 고색창연한 기와집들도 있어서 서울의 북촌을 연상케 했다.

    구 주택가 사이로는 운하가 흐른다. 물은 맑지 않았지만 수양버들이 파란 가지를 늘어트리고 있었다.

    식당은 칸막이까지 되어 있어서 두 사람이 외부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고 식사를 할 수 있었다. 예약을 하면서 요리까지 주문해 놓았기 때문에 금방 요리가 나왔다.

    “잘 먹을게요.”

    강정이 눈웃음을 쳤다.

    “술도 한잔해요.”

    김진호는 강정의 잔에 술을 따라주었다.

    “고맙습니다.”

    강정은 다소곳하고 순종적이다. 사무실에서 일을 할 때는 상당히 적극적인데 남녀관계에 있어서는 다른 것 같았다. 강정은 남편과 사별하여 딸 하나와 살고 있었다. 남편이 죽은 후에 한 남자를 만났는데 폭력적이어서 헤어졌다고 했다. 친정 어머니가 있어서 그녀가 회사에 나오면 어린 딸을 돌본다고 했다.

    “일이 힘들지는 않아요?”

    식사를 하면서 강정에게 물었다.

    “저희가 뭐 힘들겠어요? 사장님께서 큰 일을 하시는데.”

    “이해해주니 고마워요.”

    김진호는 강정과 잔을 부딪치고 술을 마셨다.

    “제가 한잔 따라드릴게요.”

    “고마워요. 혹시 오늘 나한테 특별히 하고 싶은 이야기 있어요?”

    강정이 무엇인가 할 말이 있는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아니에요. 그냥….”

    “그래요. 그럼 술이나 한잔 마시고 싶어서…?”

    “제가 실례를 했나요?”

    “아니요. 나는 좋습니다. 강정씨 같은 미인과 술을 마실 수 있어서 좋아요.”

    김진호는 너스레를 떨었다.

    글:이수광 그림:김문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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