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11월 14일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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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온도- 백경희(창원 the큰병원 홍보실장)

  • 기사입력 : 2018-06-11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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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람의 체온이 1도 내려가면 면역력이 30%나 약해지고, 1도 올라가면 면역력이 무려 5배나 강해진다고 한다. 이렇듯 체온은 우리 몸의 면역력과 항상성 유지에 매우 중요하다.

    감기 기운으로 하루 종일 집에 있던 날이었다. 늦은 밤, 어머니는 내 방문을 열고 얼굴을 내밀며 웃으며 말했다. “엄마가 사랑의 온도를 1도 더 올리는 시간.” 순간 무슨 뜻이지? 하며 눈을 깜빡이며 어머니를 바라보았다.

    그 사이 어머니는 침대에서 글을 쓰던 내 손을 잡아 식탁으로 이끌었다. 방을 나오자 집안 가득 고소한 냄새와 훈기가 느껴졌다. 자리에 앉자 어머니는 금방 만든 인삼죽 한 그릇을 듬뿍 담아내어 주셨다. 앞에 있는 죽을 한 숟가락, 한 숟가락 넘길 때마다 속이 천천히 데워졌다. 어머니의 말처럼 몸의 온도가 마음의 온도가, 사랑의 온도가 1도 더 올라갔다. 말이란 마음에 새겨지는 글이다. 이렇듯 평범한 말도 누군가의 마음에 새겨지며 특별해지는 것처럼.

    지난달 어버이날을 맞아 한 기관에서 설문조사를 한 결과 성인 10명 중 6명이 부모님에게 ‘사랑한다’고 말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어릴 때 같으면 매일같이 무수히 했을 말. 머리가 굵어지면서 괜히 어색한 말이 되어버렸다. 새로이 만나는 사람들에게는 칭찬이 폭포처럼 쏟아지지만 정작 가까운 사람들에게는 통 입이 떨어지지 않는다. 아마도 요즘 표현을 빌리자면 손발이 오글거리기 때문이 아닐까. 살아가면서 누군가가 보내주는 응원의 말은 분명 힘이 되고 감동이 된다. 언제부터인가 진심이나 예쁜 말들이 오글거림으로 느껴져, 하는 사람도 듣는 사람도 무안해지는 이 분위기가 사실 못내 아쉽기만 하다.

    물이 끓으려면 100도가 되어야 한다. 99도까지 열심히 온도를 올려도 마지막 1도를 더하지 않으면 물은 끓지 않는다. 서로 다른 온도차로 살아가는 우리들. 그 마음의 온도를 맞추기 위해서는 반드시 1도가 필요하다. 1도를 올리는 것이 어려울 수도 있다. 하지만 다정한 말 위에 꽃이 피듯. 지금 바로 곁에 있는 사람에게 진심 어린 ‘따뜻한 말 한마디’ 건네 보는 건 어떨까.

    백경희(창원 the큰병원 홍보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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