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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표- 이문재 경제부장

  • 기사입력 : 2018-06-11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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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두 밤만 지나면 전국동시지방선거 투표일이다. 매번 목격하고 느끼는 것이지만, 참 변하는 게 없다. 하기야 전통 오페라와 뮤지컬이 세월이 흐른다고 스토리가 바뀌는 일은 없다. 그래도 조금씩 무대 세트가 달라지고, 배우가 교체되고, 대사를 슬쩍 현대화(?)하는 변신을 한다. 물론 원작의 줄거리가 뒤틀리지는 않지만. 일곱 번째라지만 이번 선거도 1회였던 1995년 원작이다. 관심을 끌고 유행하는 이슈들을 토핑하긴 했지만, 참신하거나 변별력이 있어 보이지는 않는다. 대책 없는 공약, 아니면 그만인 흠집내기용 찔러보기도 여전하다.

    ▼그래서일까. 선거는 후보자, 조금 넓히자면 선거운동원들만의 일인 듯하다. 사람들이 모이는 곳에서도 이전처럼 선거 얘기에 열을 올리는 광경이 뜸하다. 누굴 뽑아도, 누가 됐든 상관이 없다는 것인지. 무관심도 지나쳐 아예 없는 일이 돼버린 느낌이다. 참으로 위험한 일이다. 유권자들이 관심이 없고 아무런 기대를 하지 않는다는 것은, 지방정치가 자신의 삶에 전혀 영향을 주지 않는다고 여기는 방증이다. ‘정치는 대통령이나 국회의원들이 하는 것이다’는 체념이 깊어 보인다.

    ▼지방자치가 시작된 지 4반세기가 지났지만, 아직도 정치와 행정은 중앙 위주다. 중앙에서 정해놓은 법률이나 시행규칙이 우위에 있다 보니, 지방은 움치고 뛰어도 부처님 손바닥 안에 노는 손오공 신세다. 정부 개헌안에 지방분권에 관한 내용도 있지만, 언제 어떻게 실현될지는 미지수다. 깜깜하고 벅차 보인다. 특히 너나 할 것 없이 정당이나 중앙정부의 힘을 끌여들여 지역 발전을 이루겠다고 하니, 중앙이 움켜쥔 권력을 어찌 뚝 떼어내 가져올 수 있을지 모르겠다.


    ▼혹 ‘현실이 이럴진대 투표해야 하나’고 망설인다면, 그래도 투표하는 쪽을 권하고 싶다. 싫다고 외면하면 힘은 기득권자나 탐욕하는 사람들만의 것이 된다. 투표는 민심을 가장 확실하게 드러내는 수단이다. 그 무엇을 원하든, 지금 당장 이뤄지지 않더라도 속내를 전해야 한다. 엄연히 지방이 있고, 그곳에 마음만 먹으면 자신의 뜻을 당당하게 밝힐 수 있는 사람이 살고 있다는 것을 알게 해야 한다.

    이문재 경제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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