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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평화, 그 멀고 험한 길- 허만선(독자·창원 마산회원구 양덕동)

  • 기사입력 : 2018-06-11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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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실 새로운 시작은 아님에도 우리는 장밋빛 환상에 젖었다.

    평화가, 통일이 코앞에 온 것처럼 7·4공동선언, 남북합의서, 6·15선언, 그리고 노무현정부에 이어 판문점 회담까지 남과 북은 만나고 약속을 철통같이 했었지만 돌아온 건 비극적 결말이었다.

    그래서 우리는 행여 기만술은 아닐까 우려의 시선도 보냈지만 두 번 다시 전쟁참화의 비극은 없애야 하겠기에 평화를 안착시키고, 통일을 대비하는 민족의 염원을 안고서 화해의 마음으로 문재인정부를 신뢰하며 추이를 지켜보고 있다. 소기의 결실이 맺기까지는 험하고 먼 여정이 될 것이다.

    일부에서는 북한이 생명줄인 핵을 놓을 리 없다거나 1만(萬) 곳이 넘는 지하기지에서 핵 물질을 찾아 폐기하는 건 불가능다고 우려하기도 한다.

    서울 부산 지하철 깊이는 불과 20~30m 남짓이지만 북의 지하갱도 깊이는 150~200m 이상이며 사통팔달로 거미줄 같다는 요새의 지하땅굴. 위장이 베트콩 땅굴보다 잘되어 있다고 보도된 바 있다. 조선노동당중앙위원회 제7기 제3차전원회의에서 병진로선의 위대한 승리를 ‘핵무력 완성’이라 선언했으며, 경제건설 집중을 새로운 노선으로 표방했다.

    판문점 선언에서 비핵화를 언급했지만, 우리와 미국의 생각과는 괴리가 있어 보였는데 필자의 오해일까? 산림정책, 이산가족, NLL 등 DMZ평화지대, 군사회담 등등 UN의 제재 외의 사업부터 인도적인 지원이 이루어질 전망인데 증오와 분노, 갈등의 골이 속히 사라지고 사랑만 넘쳤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가져본다.

    시간의 흐름에 따라 시각이 달라지고, 역사의식이나 가치관의 잣대도 달라지나 보다. 판문점을 다녀간 김정은마저도 영웅시되는 걸 보면 말이다. 어쨌거나 힘이 있어야 평화를 지킬 수 있음을 명심해야겠다. 상이군경 유족의 가슴이 절절히 시려오는 유월을 맞으며 전사의 한서린 비목의 노랫말을 나도 몰래 흥얼거린다. 이름 모를 산하에 잠든 넋들을.

    해방에서 6·25 전후까지 좌익 우익의 치열한 싸움은 숱한 불행을 남겼다. 지난번 4·3 추념식에서 대통령은 양민희생에 대한 배·보상을 언급했고, 전남도에서는 여순반란 희생자지원조례를 통과시켰다고 했다. 불행했던 사건의 치유는 반드시 필요하다. 일반적으로는 이들 사건이 남로당 핵심 인물들이 공산주의 세상을 만들려고, 민중을 선동하며 일으킨 무장폭동이라고 알려져 있다. 제주에서 적극 가담자 3000여명을 자수시켜 광명을 찾아준 ‘조남수’ 목사를 훗날 한국의 쉰들러라 불렀는데, 공산주의자들의 무장폭동이었음을 분명하게 증언한 바 있다. 당시 치안을 맡은 주둔부대의 박진경 연대장과 지휘부가 문상길 중위, 양희천 일병 등의 총탄에 처형되는 등 영내가 공산주의 세상이었으며, 여순반란사건도 부대 내의 공산주의자들이 완전 장악해서 공산천하를 꿈꾸었던 반란사건으로 알려져 있다. 주모자, 적극 가담자가 순수희생자로 둔갑되어 있다는 지적이 있는데 역사가 왜곡되어서는 아니 될 것이다.

    허만선 (독자·창원 마산회원구 양덕동)

    ※소통마당에 실린 외부 필진의 글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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